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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사 소설 음양사
유메마쿠라 바쿠 지음, 김소연 옮김, 김종덕 해설 / 손안의책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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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3년 전인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음양사(온묘지)'란 영화를 보고 난 후 푹 빠지게 된 이야기... 절판된 만화를 구하려 애쓰다가 실패한 후 포기했었는데, 원작소설이 나왔단 소식에 당장 사서 읽었다.

영화에서 묘사된 세이메이와 히로마사의 모습이 글로 표현된 것을 상상,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각각의 에피소드 자체가 주는 즐거움은 물론, 주인공들 인물 자체의 매력도 음양사의 미덕이라 생각한다.

덤으로 고대일본 귀족문화의 화려함과 여유로움을 글로나마 만끽할 수 있다. 퇴마록과 같은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할 내용에다가, 다른 소설과 차별되는 색다른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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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의 무덤
이토 사치오 / 가람기획 / 199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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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본인은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사람들이다. '죽음의 미학'에서도 드러나듯, 그들은 비장함이나 처절함과 같은 감정에까지 '아름다움'이란 수식을 가져다 놓는다.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그런 성향이 어느 정도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면에서 일본인은 확실히 별난 사람들이다.

여기 실린 4편의 소설은 하나같이 슬프다. 그 슬픔이 넘쳐 비장하고 처절하다 못해 허무하기까지 하다. 끝내 이뤄지지 못하는 미완의 사랑들이다. 그런데도 결코 '슬프다'란 말로 끝맺지 않고 그것을 일종의 숭고함으로 승격시키려 한다.

개개의 작품들에 드리워진 퇴폐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는, 운명으로 받아들인 불행한 사랑은 나름의 가치를 지닌 아름다운 사랑이라 역설하면서 수많은 연인들을 끊임없이 유혹하고 있다. 눈부시게 흩날리는 벚꽃을 보면서도 죽음을 떠올린다는 일본인에겐 참으로 잘 어울리는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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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 지음, 최영혁 옮김 / 청조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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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인터넷상으로 신간을 접하다가 오랜만에 서점에 갔었습니다. 수많은 책들 가운데 눈에 띄는 책이 있었지요...<우동 한그릇>... 얼마나 반가웠는지!!! 처음 접한지 벌써 11년이 되었네요. 늦은 밤 이부자리에 엎드려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우동 한그릇이 세그릇이 되는 순간, 눈물로 번진 눈가를 닦으며 행복했던 기억도요... 학교에서 매달 열리던 독서발표회 때 제가 이 책으로 발표했던 것도 새삼 떠오르네요.

어릴 적 추억을 다시 꺼내는 기분으로, 선 채로 읽어버렸습니다. 그 때는 한참을 읽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단숨에 읽혀지니까 조금은 아쉬운 기분마저 들더군요. 절망하지 않고 인내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주인공 가족, 그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는 우동가게 주인내외... 세상에 이렇게 착한 사람들만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책을 통해 일본인들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단 말도 있지만, 그들만 공감할 수 있는 얘긴 분명 아니죠... 이 이야기의 따뜻함만으로도 우린 충분히 행복해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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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일지 (양장) - 백범 김구 자서전
김구 지음 / 돌베개 / 199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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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생일선물로 친구로부터 받은 책입니다. 친구가 뭘 받고 싶냐길래, 평소에 읽고는 싶었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백범일지를 선택했었죠. 워낙 유명하고 여러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었기에 고르기도 싶지 않았던 기억이 있네요.(그 때는 정가표시가 13,000원였는데...) 느낌표 방송을 접하고 너무나 반가운 맘에 이 책을 다시 뽑아들어 훑고 있답니다.

환하게 웃고 계신 백범선생의 사진을 시작으로, 우리 근현대사의 장면들이 아련하게 간직되어 있는 걸 보면 왠지 모를 서글픔이 왈칵 치밀어 오릅니다. 본문만 해도 400여쪽이 넘는 분량을 오직 기억에 의존하여 쓴 기록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네요. 하긴...간혹 오류가 지적되어 있는 걸 보면, 백범선생도 우리와 다름없이 실수도 하셨단 얘기가 되는군요. 백범이란 호가 그냥 지어진 게 아니란 생각도 듭니다^^

제가 아직 젊은 나이라서 그런지, 청년시절의 기록이 가장 재밌으면서도 감명깊었습니다. 어린 나이로 갑오농민전쟁(옛날엔 '동학난'이라고까지 표현했다죠)에 참여하고, 찾아다니며 스승을 구하고자 했던 백범선생의 적극적이다 못해 도전적이고 열정적인 모습은, 지금의 안이한 제 생활을 반성케 했습니다. 가끔씩 백범선생 자신이 자랑스럽게 과거를 회상한 부분도 없지 않으나, 이건 어디까지나 '자부심'이지, 개인을 드러내고자 한 '잘난체'는 절대 아니란 사실을, 읽어본 사람은 다 알 꺼라 생각합니다.

교실에서의 국사시간이란 한정된 시공간에서 개괄적으로밖에 배우지 못했던 '독립운동(민족해방전쟁)'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계획되고 진행되었는지에 관해서는, 당시 인물들의 숨소리가 들리는 착각에 빠질만큼 생생하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백범선생을 포함한 수많은 민족투사들이 '훌륭한 위인'으로 멀게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한 시간이 조금 달랐다 뿐이지, 같은 공간에서 숨쉬며 살았던 '한 인간'으로 느껴지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이봉창 의사가, 요즘 시쳇말로 '일본 양아치'(순국선열이시여,부디 저를 용서하소서...)정도의 어감을 갖는 듯한 '일본영감'이란 별명으로 불렸단 사실도 참 정겹게 다가왔다면 심한 표현일까요? 일제에 의해 강제징용됐던 한인학생 수십명(장준하 선생 등)이 일본부대를 탈출하여 목숨을 걸고 중국대륙을 헤맨 끝에 중경의 임시정부에 들어서는 장면에서는...목이 메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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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에서 처음으로 알게 된 'OSS국내침투훈련'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했지만, 그것이 일본의 조기항복으로 무산됐을 때는...으~~~ 그 이후...백범선생을 포함한 임정각료,민족투사들이 '임시정부'가 아닌, 개인자격으로 '해방조국'에 들어서는 장면부터는, 자꾸 엇갈리고 꼬이기만 하는 우리 현대사의 모습이 고스란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백범선생이 자신의 삶을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진솔하게 기록한 이 책은 그 유명한 '나의 소원'으로 끝을 맺습니다... 어느 <백범일지>를 읽더라도 백범선생의 정신을 온전하게 느낄 수 있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왕이면 여기에 소개된 <백범일지>를 권하고 싶군요... 주해자(註解者)가 5가지의 교감원칙을 세운 후 원본,등사본,필사본,여러가지 출간본은 물론이고 많은 2차적 자료를 참고한 꼼꼼함이 돋보입니다.

또한 한글세대,젊은 세대를 배려한 본문과 각주도 이 책의 강점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여러 가지 첨부자료와 참고문헌은 좀 더 폭넓은 독서와 연구를 가능케 하리란 생각이 드는군요... 지난 월드컵 덕분에 한국인이란 자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요즘, <백범일지>로 그 자부심을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위인전 속의 '백범선생'이 더욱 가깝게 느껴질 테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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