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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테롤은 살인자가 아니다 - 그들이 감추려 했던 콜레스테롤의 비밀
우페 라븐스코프, MD, PhD 지음, 김지원 옮김 / 애플북스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콜레스테롤은 무조건 나쁜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계란 노른자는 먹으면 안 된다', '새우도 콜레스테롤이 높다' 는 등의 말을 기억한다. 어느 순간 콜레스테롤이 나쁘다는 말은 없어지고, 좋은 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이 있는데 좋은 콜레스테롤은 놔둬도 되지만 나쁜 콜레스테롤은 조절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퍼지기 시작한다. 최근에는 좋은 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이라는 말도 잘 쓰지 않는다. 그냥 콜레스테롤 지수를 개선해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나온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글로벌 제약사다. 스타틴이라든가 리피터(리피토) 등의 이름을 붙인 약 들을 거대 제약사가 만든다. 약이 시판되면 여러 곳의 저명한 의학저널이 해당 약에 대해서 기사와 논문을 쏟아낸다. 기사와 논문이라고 해도 결국은 홍보를 위한 것이다. 이 책의 저자처럼 콜레스테롤 저하제의 부작용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철저히 무시한다. 더 많은 학자와 기자들이 장점을 떠들어댄다. 많은 수의 논문과 기사와 인터뷰가 세상을 덮어버린다. 일반인들은 그 약이 좋다고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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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언급한 약 중에서 리피토(리피터)에 대해서 찾아봤다.
2010년 기준 이 약의 전 세계 판매량은 13조 2천억원이다.
2009년 기준 대한민국의 의약품 전체 판매량은 14조8천억원이다.
단일 약품 하나의 판매량이 한 국가의 전체 판매량과 맞먹는다.
화이자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수천억씩을 들여 신약개발을 하는 이유가 왠지 납득이 간다.
여기에 비판을 가하긴 쉽지 않다.
한때 어떤 의학전문잡지에서 한 약품에 비판적인 의견을 냈다가 회사 자체가 망할 뻔한 적도 있다.
잡지 회사를 망하게 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광고를 끊어버리는 것이다.
의학저널을 유지할 수 있는 힘 대부분이 거대 제약사의 광고에서 나온다. 이쯤 되면 더 설명 안 해도 뻔하다.
우리 몸속에 들어오는 약의 대부분은 누군가의 선의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제약사의 돈을 벌기 위한 이기심에서 만들어진 약들이 대부분이다.
약은 아플 때 치료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이제는 평생 약물을 처방받게끔 하는 '관리의 시대'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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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때 시골에 가면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방 한쪽 구석에 약봉지가 가득 쌓여있었다.
혈압약과 콜레스테롤약, 그 외의 각종 약이 있었고, 이 약은 아프지 않아도 항상 먹어야 한다고 했다.
그때는 나도 별 의심 없이 그냥 그런 건가 보다 했다.
내 부모님의 집에도 어느새 약봉지가 하나씩 쌓여간다.
나도 저렇게 될까?
난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약이 없으면 못사는 세상이라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결국 모든 선택은 본인이 하는 것이다.
암을 수술할지 안 할지 항암치료를 받을지 안 받을지
콜레스테롤약을 먹을지 안 먹을지도 결국은 본인이 선택해야 한다.
공부해야 한다. 의사와 제약사의 말이 진리는 아니다. 그들도 얼마든지 틀릴 수 있다.
그 증거는 책과 인터넷을 조금만 찾아봐도 꽤 많은 실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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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학을 무조건 신봉해야 한다고 떠드는 인간들도 있다.
의사를 안 믿고 약을 안 믿으면 뭘 믿을 거냐고 되려 내게 묻기도 한다.
어떤 커뮤니티에서 현직 의사라는 인간들과도 설전을 벌여본 적도 있다.
질문을 던지는 내게 그들의 마지막 말에는 항상 '자신이 전문의다'라는 말이 붙었다.
질문을 계속하는 내게 그들은 그런 진료와 상담을 원하거든 미국이나 유럽으로 이민을 가라고 했다.
그런데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몸을 치료하는 방법을 결정하는 부분이기에
효능도 부작용도 알 수 있는 만큼은 알아내고 스스로 납득한 뒤에 결정해야 한다.
그러기 힘든 세상이니까 하고 납득해버리면 안 된다.
의학에 대해서는 조금 피곤하게 사는 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