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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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책 중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제일 처음으로 접한 책이다. 고등학교까지 통털어서 제대로 읽은 책이라곤 이 책 하나가 전부다.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었는데, 그 애가 하루는 책을 빌렸는데 자기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며 그래서 읽기가 좀 힘들다고 했던 책이다. 나도 그저 그런가보다 하며 넘어갔는데 우연히 학교 도서실에서 상실의 시대 제목을 보게 되었고, 학교와 집을 오가는 버스 안에서 책을 계속 읽어댔다. 고등학교 들어서 처음으로 정말 꾸준히 읽은 책이었다. 그 후로도 4번 정도를 더 읽었다.

일본의 영화감독 중에 기타노 다케시란 인물이 있다. 그 분 영화 중 '하나비(HANA-BE)' 라는 영화를 보면 아주 작은 역할의 배우 한명이라도 캐릭터가 분명해서 영화가 끝나고도 기억속에 고스란히 남는 그런 영화다. 난 캐릭터가 살아있는 영화를 좋아한다. 아무리 작은 역할이라도 그 사람 나름대로 존재감이 있지 않다면 그런 영화는 보고 나서도 씁쓸하다. 이 소설또한 캐릭터가 살아있는 소설이다. 주인공을 비롯하여 레이코, 미도리등 단지 조연급인 캐릭터라도 아주 잘 살아난다. 물론 젊은 날의 방황과 죽음이라는 주제를 간접적으로 다루면서도 결코 그리 무겁지 만은 않은 게 독자를 끄는 이율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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