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 반 미국 반 투자한다 - 주식 1도 모르는 사람도 수익 내는 안전한 주식투자법
린지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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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진짜 주식 투자 안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삼전 동학개미니 테슬라 서학개미니 신조어들도 잔뜩 생기고 다들 '평생 월급만 받으면서 어떻게 살아?' 하는 마인드가 보편화된 듯 하다. 평소 투자나 재테크 관련 화제를 입에 올리지 않던 모임에서도 무슨 주식을 쫌쫌따리로 몇 개 사봤니 하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럼에도 새로운 것에 게으른 나는 주식에는 도통 관심이 없었는데, 엉뚱하게도 얼마전 토스에서 이벤트로 뿌려준 주식이 내가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 토스 주식 계좌를 개설하고 랜덤으로 받은 주식. 나는 그렇게 하림 주주가 됐다. 겨우 1주 있으나마나 한 소액이라 그냥 뒀는데 매일 휴대폰 푸시로 주가 차트가 날아온다. 그걸 꼬박꼬박 계속해서 받아보다보니까 어느순간 나도 주식 한 번 들어가볼까..? 하는 마음이 생긴다. 흥미는 생겼어도 주식에 관련해서 너무도 무지한 주식 무식자여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하는건지 감이 오질 않는다.

그러던 차에 매경에서 나온 <나는 한국 반 미국 반 투자한다>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첫째로, 주식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세계 최대 규모'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말할 것도 없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주식시장은 미국이다. 미국이 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어마어마하지만 그에 비해 국내 주식시장의 규모는 2% 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규모가 작은 국내주식시장은 국제정세에 휘둘릴 수 밖에 없다.

둘째, 미국 주식시장에는 '투명한 정보 공개'와 '강한 규제'가 있다. 국내는 공시 관련 법령이 따로 없어 한국거래소가 자율적으로 규제하고 있지만 미국은 관련 법에 따라 정부가 강하게 규제하고 있어 경영진이 주주를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제도적 환경이 갖추어져 있는 셈이다. 기업에 관한 정보 제공에 있어, 미국 전자공시시스템 'EDGAR'를 통해 전달되는 공시자료뿐만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는 다양한 IR 자료가 공개되어 있기에 현장에 직접 가지 못하거나 해외에 거주하는 개인 투자자도 방 안에서 투자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셋째,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들과 나누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주주친화적 문화가 자리잡혀있다. 반면에 국내 기업은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하기보다 내부에 현금을 쌓아두는 경향이 있어 상대적으로 사내 유보율이 높고 배당성향이 낮은 편이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통화는 안전자산이자 기축통화인 '달러'이다. 미국의 달러는 전세계에서 통용되며, 경제가 악화할수록 수요가 늘어나는 안전자산에 해당한다.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를 안전자산인 달러로 매입하려는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에 미국은 대규모로 재정 및 무역적자를 내면서도 달러 가치를 유지하고, 부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있다.

낯설어 어려울 수 있는 주식 투자 재테크 책이지만, 마치 바로 곁에서 친절하게 말로 하나하나 풀어서 설명해주는 듯한 이야기식의 문체 덕에 쉽고 재미있게 주식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주먹구구식 투자가 아닌, '알고 하는 투자'에 도움이 되는 자료들이 소개되어있고 재무제표 보는 법, 손익계산서 읽는 법 등이 초보자의 눈높이에 맞게 쉽게 다루어진다. 실제 증권사리포트 예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 연습을 해보기도 하면서 주식 투자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정말 기초부터 다루면서도 쓸모없는 내용 없이 엑기스만 꽉꽉 눌러담은 것 같아 교과서처럼 곁에 두고 수시로 찾아보기 좋은 책인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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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의 세계 - 한 권으로 읽는 인류의 오류사
장 프랑수아 마르미옹 엮음, 박효은 옮김 / 윌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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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의 세계>. 제목부터 시선을 확 잡아끌었다.

인류의 실수투성이 역사 에피소드를 읽는 것에는 원래도 흥미가 있는 편이라 바로 집어들게 되었다.

심리학자이자 인문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인터뷰한 내용들도 실려있어 500페이지가 넘는 꽤 묵직한 두께를 자랑하고 있기에 처음 받아들고 조금 놀랐다.

이 책은 내가 생각했던것 보다 훨씬 더 폭넓은 분야를 다루고 있었다. 선사시대에서부터 시작해서 고대사와 중세를 거쳐 현대와 근미래까지, 그리고 고대 그리스로마에서부터 시작해서 인도와 중국의 종교·신화사까지, 성차별에서부터 시작해서 노예제와 인종주의, 반유대주의, 호모포비아까지.

그야말로 분류할 수 있는 모든 세계사 일반을 책 한 권에 모아 담았다.

어리석음의 기원은 선사시대로 거슬러올라간다. 정주 농업의 발명부터 이미 거대한 어리석음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보통은 인류의 위대한 발견이라고 칭하는 이 사건을 왜 저자는 어리석은 행동이라 이야기하는가 들어보니, 농경으로 인한 정착생활을 시작하면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첫째로 노동시간이 늘었으며 둘째로 다툼과 전쟁이 나타났고 마지막으로 지배계급과 권력이 등장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류가 크게 번영할 수 있었던 최초의 시작을 어리석다 이야기하는 저자의 주장이 참 신선하게 느껴졌다.

생각해보면 어리석고 멍청한 짓이라는 것은 상대적인 개념이다.

누군가가 가치판단을 내려주지 않는 이상 혼자서는 '멍청해질 수 없다'.

이쯤되니 저자가 생각하는 어리석음은 무엇인지, 왜 이런 책을 썼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시대와 분야를 걸쳐 폭넓게 바보스러운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중국의 독재자 마오쩌둥은 '대약진운동'이라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1958년 '제사해(네가지 유해생물, 모기·쥐·파리·참새를 제거한다)'라는 운동을 시작했다. 참새 한 마리가 매년 4.5kg의 곡식을 먹으므로 한 사람당 100만 마리의 참새를 죽이면 6만 명을 더 먹여살릴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이에 참새 10억마리가 박멸되었고 해충을 잡아먹는 참새가 사라지자 메뚜기 떼가 창궐해 곡식을 먹어치웠다. '대기근'이 시작된 것이다.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말했다간 처형당할 수 있었기에 수천만이나 되는 사람들이 빈사상태로 죽어갔고 식인을 감행할 정도로 극한의 상황에 몰렸다.

힌두 민족주의는 현대에 등장한 수많은 과학과 기술이 고대 인도에 이미 존재했었다고 끈질기게 주장한다.

책을 읽어보니 우리나라 환단고기 옹호론자들은 귀여운(?) 수준이다. 인도 모디 총리는 구자라트 주지사 시절 힌두신 라마가 최초의 비행기를 조종했고 줄기세포기술이 고대 인도에 이미 존재했다고 주장하는 교과서 서문을 썼다. 전 우타라칸드 주지사이자 민족주의 정당 BJP소속 의원 포크리얄은 한술 더 떠 성형수술과 보조생식기술에 관한 모디 총리의 발언을 옹호하며 고대의 현자 카다드가 그 당시 핵실험을 시행했다고 주장했다. 트리푸라 주지사 비프랍 뎁은 "『마하바라타』 시대에 인터넷이 존재했다"고 확신했다. 왕의 마부 산자야가 눈먼 왕 드리타라슈트라에게 전장에서 일어난 일들을 마치 보고 온 것처럼 세세하게 설명할 수 있었던 것이 그 증거란다. 이에 뒤질세라 구자라트 주지사 비제이 루파니는 다수의 인도 문헌에 등장하는 천하의 이야기꾼이자 떠돌이 악사 나라다 무니가 구글의 원형이라 주장한다.

바보짓의 역사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다.

현대 사학자 실비 샤프롱은 오늘날의 관점에서 볼 때 여성, 여성의 몸, 그리고 여성의 성에 관해 역사적으로 가장 지독하게 멍청한 점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지금보다 조금 더 앞선 시대에 여성에 대해 언급한 모든 것이 틀렸다고 말했다. 성차별에 대한 담론은 지금도 계속해서 변화중이다.

지구온난화 문제는 코 앞에까지 닥쳐왔지만 인간에게 개별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특별히 개인히 그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하기 어려워한다.

우리는 현시점에서 과거를 평가할 수 있고 지금 알고 있는 것들이 다음 세기에는 우매함의 극치로 여겨질 수 있다. 반대로 노예제도 폐지처럼 지금 시선으로는 옳다 여겨지는 것들이 어떤 시대 어떤 부류에게는 바보짓으로 평가될 수도 있다. 역사의 유일한 원동력은 아닐지라도 가장 강력한 원동력은 인간의 어리석음이다. 인류는 '어리석음'을 원동력 삼아 앞으로 나아가되 과거와 동일한 어리석음이 재현되지 않도록 끊임없는 성찰이 필요할 것이다.

'오늘의 우리는 내일의 역사를 쓰기 시작해야 한다. 현실을 직시하고 행동해야 할 때는 바로 지금이다.'

(본문 4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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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은 지능이다 - 신경과학이 밝힌 더 나은 삶을 사는 기술
자밀 자키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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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돌던 유머글 중에 아들과 딸 차이라는 움짤이 있었다. 엄마로 보이는 여성이 미니 오토바이를 타다가 넘어지자 그녀의 아들과 딸이 동시에 달려오는데 딸은 넘어진 엄마에게로 달려가고 아들은 엄마를 지나쳐 장난감 바이크쪽으로 뛰어가는 짤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남자는 여자보다 공감능력이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진다고 알려져있다. 이것은 어느정도 사실이다. 다양한 연구 사례나 일상에서의 경험들 속에서 우리는 실제로 남성에 비해 훨씬 공감능력이 뛰어난 여성의 모습을 많이 발견한다. 남성의 부족한 공감능력과 여성의 뛰어난 공감능력은 그들이 태어날때부터 이미 정해진 것일까?

한 연구에서 남녀 참가자들에게 비디오를 보게 한 뒤, 비디오 속 화자가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 맞혀보라고 했다. 여기서 남자들은 여자들보다 감정을 잘 알아맞히지 못했다. 후속 연구에서는 화자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사람에게 돈을 지불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공감의 성별 격차가 사라졌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이성애자 남성들에게 여자는 '세심한 남자'에게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이 사실을 알게 된 남자들의 공감 능력이 올라가는 결과가 나왔다.

남성들은 처음부터 타인에게 공감을 할 수 없는 존재가 아니라, 그들이 살아오면서 딱히 공감에 노력을 기울여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거나 그럴 계기가 없었던 것이다. 달리 말하면 여성 역시 태어나면서부터 높은 공감 능력을 갖춘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서 끊임없이 주위를 세심하게 살피고 배려해야만 하는 환경에 노출되어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해석할 수 있다.

사이코패스나 자폐아 같은 극단적인 경우까지 고려했을 때,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공감능력에 태생적으로 어느정도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 사실이다. 그러나 그 능력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노력 여하와 교육 수준에 따라 유동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인간의 뇌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성장한다. 뇌과학자 커스티 스폴딩은 고고학자들의 방법을 빌어 뇌세포의 '탄소연대'를 측정해 세포들이 태어난 연도를 밝혀냈다. 그리고 놀랍게도 사람들이 평생에 걸쳐 새 뉴런을 만든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공감이 진화하던 시기의 인류는 밀접한 관계 속에 얽혀 살았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고립되어 살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적대감 속에서 허우적댄다. 그 어느 때보다 공감을 회피할 이유가 많아진 것이다. 세계가 점차 디지털화 되고 있는 것도 우리의 공감 능력이 줄어드는 원인 중 하나이다.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소셜미디어는 우리에게 전례 없이 많은 사람을 '보게' 해준다. 그러나 소셜미디어 속의 접촉은 많은 경우 일련의 텍스트와 이미지로 축소되므로, 우리는 상대방의 눈빛과 목소리를 감지하기 어렵다. 우리는 온라인에서 누구든 볼 수 있지만, 우리는 대개 그 가능성을 우리의 시야를 넓히는 쪽이 아니라 좁히는 쪽으로 사용한다. 너무도 많은 정보들 속에서 정서적으로 내 의견이 옳다고 확인시켜주는 이야기 쪽으로 끌려간다. 이는 우리가 항상 옳다는 걸 증명하는 데 공감을 사용하는 것이다.

온라인의 익명성 역시 공감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온라인에서의 폭력은 폭력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감정이 없는 테크놀러지를 거치는 간접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감정적 거리가 주는 안전거리 뒤에서 마음껏 폭력이 행해진다. 언론사와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사람들의 분열에서 수익을 거둔다. '혐오의 시대'가 온 것만 같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공감능력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다양한 연구사례들을 제시한다. 문학 작품과 예술 공연들이 어떻게 사람들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공감능력을 키울 수 있는지, 범죄자들을 빠르게 제압하고 강경하게 대처하는 훈련을 받은 경찰들이 상대방의 마음을 공감할 줄 아는 교육을 받은 경찰들과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우리의 공감능력을 퇴화시킨 디지털 기술이 반대로 우리의 공감능력을 키우는데 쓰일 수는 없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상대방의 감정이나 행동을 미러링해 경험을 공유하는 능력은 인간 뿐 아니라 동물들에게서도 관찰된다. 상대의 감정을 감지해 공유하는 것에서 나아가 상대의 내면에 대한 그림을 그려내고, 타인의 안녕을 개선해주고자 하는 '공감적 배려'는 오직 인간에게서만 관찰되는 능력이다. 내부인에 대한 공감은 줄이고, 외부인에 대한 공감으로 타협을 도출해내는 것은 혐오가 가득한 지금 꼭 필요한 일일 것이다.

의도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고 사는 편이 더 쉽다. 보답하지 않을 수도 있는 사람을 향해 새로운 종류의 공감을 키우는 일에는 노력과 희생이 따른다. 하지만 점점 증가하는 잔인함과 고립에 직면하여 지금 우리는 도덕적 삶을 살기 위한 투쟁을 하고 있다. 쉬운 일을 하는 것이 가치 있는 경우는 별로 없으며, 오늘날과 같은 시대에 그런 일은 위험하기까지 하다.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있고, 우리가 한 선택들의 총합이 미래를 창조할 것이다.

당신은 어떤 일을 할 것인가?

- 책 3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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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슈퍼 에디션 : 파이어스타의 임무 (양장) 전사들 슈퍼 에디션
에린 헌터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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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시리즈는 한국에서는 2007년부터 번역 출간되기 시작해 현재 3부까지 나와있고, 현지에서는 7부까지 출간된 어마어마한 분량의 장편 시리즈이다. 연재기간이 긴 만큼 어릴적 이 소설을 읽던 어린이 팬이 성인이 되어서까지 새시리즈를 읽고 있는 경우도 꽤 있는 것 같다. 이번에 가람어린이에서 출판된 <슈퍼에디션 : 파이어스타의 임무>는 1부 <예언의 시작>과 2부 <새로운 예언> 사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내용상으로는 1부 이후의 이야기이긴하지만 특별판부터 먼저 읽어도 이해에 큰 무리는 없었다.

하드커버에 어마어마한 두께를 자랑하는 편인데 책이 예쁘게 잘 빠져서 책장에 꽂아두면 꽤 폼이 날 것 같다. 처음 책을 받아보고 그 두께에 일순 질렸으나 막상 읽어보니 대상 독자가 청소년으로 설정되어있어 어려운 어휘나 난해한 문장 없이 가볍게 술술 읽히는 편이다. 나름 방대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으며 쉽고 재미있다.

간략한 줄거리를 말하자면 천둥족의 지도자 파이어스타는 어느날부터 반복되는 꿈을 꾸기 시작한다. 많은 고양이들이 겁을 먹고 물에 젖은 몸으로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광경 속에서 어디서도 본 일 없던 낯선 고양이의 얼굴을 본다. 몸집이 작고 회색 털이 군데군데 하얗게 얼룩진 낯선고양이가 계속해서 꿈에 등장하자 그가 누군지 알기 위해 블루스타에게 찾아가 이야기를 듣는다. 블루스타는 꿈 속의 회색고양이는 하늘족의 고양이로 지금은 숲에 네 종족 밖에 없지만 예전에는 다섯개의 종족이 있었다고 했다. 숲의 다섯번째 종족이었던 하늘족은 두발쟁이들이 그들의 영역을 침범하자 숲을 떠나기로 결정하여 사라졌으며 파이어스타는 천둥족의 지도자이니 종족을 책임져야할 의무가 있으므로 더이상 하늘족은 신경쓰지말고 꿈은 잊으라한다.

그러나 겁을 먹고 도망치는 고양이들의 울부짖음과 그들의 고통을 생생하게 목격했던 파이어스타는 도저히 그럴 수 없었고 다시금 꿈속에서 만난 하늘족의 회색고양이는 블루스타의 이야기와는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늘족은 스스로의 결정으로 숲을 떠난 것이 아니라 더이상 숲에는 하늘족이 있을 땅이 없다고 말하는 다른 종족들에 의해 쫓겨난 것이었다. 회색고양이는 파이어스타에게 너만이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유일한 고양이이므로 뿔뿔이 흩어진 하늘족의 후손들을 찾아 도와달라는 부탁을 한다. 파이어스타는 샌드스톰과 함께 회색고양이의 부탁대로 하늘족을 재건하기 위해 길을 떠난다..

책의 저자인 에린 헌터는 한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특이하게도 여러 명의 작가들이 모인 팀명이었다. <전사들> 시리즈를 집필한 작가는 케이트 캐리, 체리스 볼드리, 빅토리아 홈즈 3인으로 여러 작가들이 구상해서 이렇게 풍성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던건가 싶다. 인간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고양이들이 주인공인것도 참신했고, 의인화된 고양이들이지만 소설을 읽다보면 등장인물들 속에서 고양이의 습성 같은 것들이 종종 엿보이곤해서 매력적이었다.

젊은 전사고양이들의 모험이 담긴 <전사들> 시리즈 팬이라면 하드커버 양장본으로 소장가치를 높인 이 특별 한정판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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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신뢰 - 인생의 모든 답은 내 안에 있다 현대지성 클래식 36
랄프 왈도 에머슨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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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막론하고 읽는 독자에게 영감을 주는 글이 있다.

버락 오바마는 허먼 멜빌의 <모비 딕>과 함께 <자기 신뢰>를 즐겨 읽는다고 밝혔으며 프리드리히 니체는 여행길에 항상 에머슨의 책을 가지고 다니며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구상했다고 한다. 가깝게는 방탄소년단의 RM이 에머슨의 선집을 읽고 있는 장면이 담긴 사진이 SNS에 올라오기도 했다.

현대 지성에서 출판한 <자기 신뢰>는 랄프 왈도 에머슨이 쓴 2편의 에세이 <자기 신뢰>, <운명>과 에머슨이 기계공 도제들의 도서관 모임에서 행한 연설을 글로 옮긴 <개혁하는 인간>을 엮어낸 책이다. 저자는 1800년대를 살았던 인물이고 에세이는 1841년에 실린 글이다. 150년은 족히 지난 이 글이 아직까지도 사람들에게 꾸준히 읽히고 있다는건 그만큼 이 글이 담고 있는 철학이 시대를 막론하고 읽는 이의 공감을 자아내기 때문일 것이다.

위대한 예술 작품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가장 감동적인 교훈은 이것이다. 다른 무수한 목소리가 반대 의견을 낼지라도, 점잖으면서도 굳건한 자세로 자신의 자발적인 느낌을 더 소중하게 믿고 그 작품들이 웅변하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내일 어떤 사람이 우리가 늘 생각하고 느꼈던 바로 그것을 아주 그럴듯하게 말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그 타인에게서 우리 생각을 받아들여야 하는 부끄러운 상태가 된다. - 본문 中

이 책을 읽다보면 에머슨이 사람들을 얼마나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았는지, 인간의 본성을 신뢰하고 있었는지가 느껴진다. 에머슨은 외부의 환경에 휩쓸려다니며 순응해서 살아서는 안되며 타인의 시선이나 의견보다는 자기 스스로를 신뢰하고 옳다고 믿는 바를 밀고 나가야 한다고 보았다. 자기만의 충동을 중요시하여 본성을 따라 행하는 것이 충실하고 신성한 삶이라고 이야기한다. 극단적으로는 '나의 충동 때문에 내가 악마의 자식이 된다면, 나는 악마로 살아가겠습니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달리 말하면 그만큼 인간의 본성 자체가 아주 선하고 진실되다고 믿었던 것이다.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방황할 때 단단해 질 수 있도록 독자를 끊임없이 격려해주는 것 같았다.

랄프 왈도 에머슨의 철학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접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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