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마주할 수 있다면
탐신 머레이 지음, 민지현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예상과는 다르게 이 소설의 장르를 로맨스로 정의하는것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특별히 반전이 있다거나 놀라운 스토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는 소설이었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리브는 남매와의 화해를 위한 가족 여행에서 쌍둥이 오빠 레오를 사고로 잃고 만다. 고인의 생전 유지에 따라 레오의 장기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식하기로 결정되고, 태생적인 심장병으로 오랜시간 앓아왔던 소년 조니가 그의 심장을 받게 된다. 자신에게 주어진 기적같은 행운을 어떤 기분으로 누려야할지 혼란스러운 조니는 심장의 주인이 궁금해지기 시작하고 결국 자신이 수술받은 날 사고 당한 소년 레오의 기사를 찾아낸 후 그의 추모식에 찾아간다. 레오의 유가족들에게 자신이 그의 심장을 이식받은 소년이라는 사실은 비밀에 붙인 채.

언젠가 물에 빠져 죽는 사람에 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물에 빠져 정말 죽기 직전에 이르렀을 때, 사람들은 팔을 휘젓거나 물을 요란하게 튀기면서 살려달라고 외치지 않기 때문에 남들이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들은 숨을 쉬는 게 너무 바빠서 그럴 수가 없다는 것이다. 건장하고 수영을 잘하는 사람도 물에 빠져 죽을 수 있다. 조용히, 소란 피우지 않고, 남들이 모두 잘 있는 줄 알고 있는 동안. 내게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머리를 수면으로 올려 숨을 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느라 도움을 청할 여유조차 없었다. 오빠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그로 인한 충격과 슬픔을 이겨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실제로는 오빠를 잃은 상실감에 빠져 한참을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우리 가족 모두가 그랬다. (본문 343쪽)

장기 이식으로 이어진 인연이라는 로맨스의 사골급 소재를 다루는 만큼, 신선하고 충격적인 플롯보다는 섬세한 묘사로 독자가 얼마나 인물들의 감정에 공감하고 빠져들 수 있게 만드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소설은 그런 점에서 훌륭했다. 이 책은 로맨스라기보다는 사랑하는 이의 죽음 이후에 남겨진 사람들이 상실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니브와 조니 둘에게 초점을 맞추어서 본다면 어른이 되어가는 소년 소녀의 성장통을 다루고 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읽는 동안 몇번이고 눈가가 뜨거워져 책을 잠시 덮고 쉬어야만 했지만, 단지 작중 인물들의 불행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어 좋았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

#탐신머레이 #너와마주할수있다면 #해피북스투유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로맨스소설 #소설 #영미소설 #로맨스 #독서 #독후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