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단편들도 물론 있었는데 나는 특히 이경희 작가의 <서울 지하철도 수호자들>과 최영희 작가의 <시민 R>이 좋았다.
<서울 지하철도 수호자들>은 뉴스에서 심심찮게 소식이 들려오는 광화문 광장의 태극부대 이야기를 태극 에너지로 봉인을 망가뜨리려는 빌런 조씨 목사와 그를 막아서는 해병대 출신 용사 할아버지의 대결구도로 재미있게 녹여냈다.
봉인을 부수려는 에너지를 흩어버리는 방법으로 트로트 메들리를 사용한다는 아이디어가 귀여웠다.
우리가 늘 보던 장면이고 농담삼아 요즘 지겹게도 쏟아져나오는 트로트 프로그램들이 가정의 화목을 꾀하는 효자라는 이야기도 곧잘하곤 했는데 그걸 이렇게 풀어나갈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