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정말 눈물콧물 쏟으며 펑펑 울면서 읽은 소설이다. 책도 꽤 두꺼운지라 내내 울면서 읽다보니 진이 빠지고 지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흡입력이 있었다. 소설의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한겨울 스키 여행을 떠난 사람들이 눈보라가 치는 산속에서 가드레일을 받고 추락해 조난당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이야기는 독특하게도 그 사고에서 사망한 이의 시선으로 서술된다.
자동차가 추락함과 동시에 즉사한 막내딸 핀은 영혼의 상태로 그녀의 엄마, 아빠, 남동생, 언니와 언니의 남자친구, 핀의 친구 모, 밥과 캐런 부부와 그들의 딸 내털리, 그리고 자동차 사고가 있기 전 우연히 차에 태웠던 낯선 청년 카일의 모습을 지켜본다. 핀은 그 시점에서 이미 죽어있는 상태이므로 모두의 모습을 원하는 순간에 관찰할 수 있지만 그들에게 영향을 줄 수는 없기에 그저 지켜보며 괴로워하거나 응원한다.
소설이 만약 전지적작가 시점으로 서술되었다면 인물들을 빠짐없이 관찰할 수는 있겠지만 핀의 시선만큼 그들에게 애정과 마음을 담아 서술하지는 못했을 것이고 살아있는 사람 중 한명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그려낸다면 모든 상황을 균형있게 담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작가는 가족들과 친구를 너무 사랑하는 핀의 영혼을 화자로 내세웠기에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빠짐없이 묘사하면서도 애정과 분노, 절망 같은 감정 또한 생생하게 전달해 독자들이 더욱 소설속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