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란 자신답게 살아가기 위해 약자들이 가지는 비밀 무기, 남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타인의 생각과 느낌을 살피는 섬세한 기술, 쿨한 나라를 만든 한국인이 보유한 초능력이라고 책에서는 정의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눈치를 그냥 있다/없다로만 구분하는 것이 아닌 '빠르다/느리다'라고도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책에서 눈치있게 행동하기 위한 8가지 법칙을 소개하는데 다음과 같다.
첫째, 분별력 있게 관찰하기 위해 마음을 비우고 선입견을 버릴 것
둘째, '눈치 관찰자 효과'에 유의하기. 말 한마디 없이 방 안에 있기만 해도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내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해두자. 화려한 등장은 필요없다.
셋째, 다른 이들이 나보다 더 그 방에 오래 있었다는 점을 기억하고 그들을 관찰해 정보를 얻자.
넷째, 입을 다물 좋은 기회는 놓치지 말 것. 최대한 카드를 내보이지 않고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얻는 것이 목표인 협상에서도 통용되는 법칙이다.
다섯째, 예절(매너)을 지킬 것.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여섯째, 상대가 직설적인 표현을 어렵게 꺼내기 전에, 먼저 상황을 이해하고 상대가 입 밖으로 꺼내지 않은 말을 파악하자.
일곱째, 상대에게 해를 끼쳤을 때 의도의 유무는 중요치 않다. 상대가 해를 입었다는 사실이 있을 뿐. 관심을 밖으로 돌려 주변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어야 한다.
여덟째, 민첩하고 빠르게 행동하자. 가장 적응력이 뛰어난 사람이 생존한다.
저자는 미국에서 유년시절을 보내다 한국어를 한마디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청소년기를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눈치'에 관한 책을 썼다. 읽으면서 느낀 점은 한국인의 비밀무기니, 한국인만이 가진 초능력이니 하며 거창하게 말한 것 치곤 한국인의 특성과 문화를 제대로 담아낸 것 같아보이진 않았다. 오히려 일본인의 특성에 가까운 것 같은 내용도 꽤 보였다. '눈치'와 '직감·육감(六感)'을 혼동하는 부분도 보인다. 아무래도 저자가 한국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는 사람이 아닌, 미국인의 마인드를 가지고 한국에서 청소년기만 보낸 '외부인 관찰자'여서 그런 것 같다. 책 내용 전부에 공감하지는 않지만 이방인의 시각에서 본 한국의 모습이 이렇게 비칠 수도 있구나 하고 흥미롭게 읽었다.
사실 눈치(사회적 신호를 알아차리는 능력)란 각 나라에서 표현하는 언어만 달라질 뿐 모든 문화권에서 필요한 능력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라면 당연히 가져야하는 기술이다. 이 책에서 거듭 강조하는 눈치라는 기술은 '한국인만의 특성'이라기보다는 그냥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 온 저자가 한국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적응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었던 스킬일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