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강 유역에서 성장한 4대 문명은 각 문명을 지탱한 곡물을 원료로 삼아 고유의 술을 만들어냈다.
보리를 주식으로 하는 메소포타미아나 이집트 문명에서는 발아시킨 보리를 그 상태로 발효시켜 맥주를 만들었다. 쌀과 조, 기장을 주식으로 하는 중국에서는 거미집곰팡이를 이용해 황주를 만들었으며 잉카제국에서는 옥수수를 씹어서 뱉은 타액으로 발효시킨 '치차'를 즐겼다.
초기 술의 발전단계에서는 낮은 도수의 술 밖에 생산하지 못했으나 연금술의 개발 과정에서 등장한 증류기를 이용해 60%~70%에 이르는 고농도의 알코올 음료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귀금속을 얻고자 하는 열망과 불로장생의 꿈이 엉뚱하게도 증류주의 탄생에 기여한 것이다. 역사상 많은 발견은 예상치못하게 우연히 얻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밖에도 대항해시대에 신선한 음료를 보급받기 어려운 환경에서 귀중한 대접으로 올라서게 된 와인, 신대륙의 감자를 원료로 한 증류주 아쿠아비트, 추운 겨울 동안 와인의 발효가 정지되었다가 운좋게 조건이 맞으면 봄에 다시 발효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된 기적의 발포주 샴페인의 탄생까지 <처음 읽는 술의 세계사>에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들이 가득하다. 술을 통해 재미있게 역사를 짚어보는 재미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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