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 평전 1
요아힘 C. 페스트 지음, 안인희 옮김 / 푸른숲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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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유행인 - 이미 유행이 지났나? - '베가본드'라는 만화가 있다. 전국시대 일본 검객의 일대기를 지닌 이 만화에서 주인공 미야모도 무사시는 천하제일을 꿈꾸던 자신의 모습이 실은 나약한 자기 자신 - 중요하게는 사회속에서 '관계'를 형성하는데 가장 나약하였던 자신의 모습을 감추기 위한 자기기만에 불과하였다는 것을 깨달으며 한층 높은 경지의 검객으로 나아간다.

아돌프 히틀러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그를 제대로 아는 사람또한 적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렇게 된 데에는 독일과 히틀러에대한 미국중심의 일색화된 선전 - 미국에서 제작된 모든 영화들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 의 탓도 클것이다.

이책, 요하임 페스트의 히틀러 평전은 두가지 의미에서 이전의 히틀러관련 서적들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첫번째는 히틀러라는 인물의 등장과 성공의 비결을 히틀러 개인의 탓 이전에 1930년대 유럽이라는 거시적 시각에서 찾는 것이다. 한 광인의 마술에 우매한 대중이 끌려간 역사가 아니라, 오히려 대중이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던 잠재적 심리가 무엇인지 밝히고 그 심리를 탁월하게 이용하고 결집해 내었던 사람으로서 히틀러의 모습을 드러낸다.

두번째는 정치적, 경제적 분석 이전에 히틀러의 심리상태를 중심으로 '인간 히틀러'를 살려내었다는 점이다. 그의 강인함은 강박의 반정립이며, 그의 단호함은 유유부단과 내용없음의 반정립이며, 결국 그는 거대한 연극배우였을 뿐 정치가가 아니었음을 드러내는 그의 치밀한 서술은 읽는 이에게 깊은 감동을 주리라 확신한다.

요하임 페스트의 히틀러 평전에는 마치 삼국지처럼 다양한 인물군상들이 등장한다. 패전후 독일과 유럽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흐름속에 각 인물들이 어떻게 역사의 무대에 등장하려 하였으며, 그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그들의 전망없는 충성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내왔는지를 생생하게 볼 수 있을것이다. 대작을 만난다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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