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신 - 신은 과연 인간을 창조했는가?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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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좋은 책 한 권 읽었다. 이기적유전자로 유명한 리차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이라는 책이다. 벌써 4-5년 전에 구입을 해두고 묵혀오다 최근 어머니와 하나님논쟁(?)을 하다 읽게된 책이다. - 나는 이 책의 도움으로 최근 어머니와의 전투에서 의미있는 여러번의 승리를 거두고 있다. ㅋ

나는 이 책을 하나님과 알라, 천당과 지옥에 갇힌 사람들에게 바치는 시대적 학자의 헌정서라고 보고 싶다. 다윈주의-아니 과학을 기반으로 그는 신성의 영역인 종교를 성실하게 발라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상-우주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인간에게 신이 만들어 낸 틈새를 메울 기회를 열어 보여주고 있다.

'누군가 망상에 시달리면 정신 이상이라고 한다.
다수가 망상에 시달리면 종교라고 한다.' - 로버트 퍼시그

종교에 대한 저자의 시각을 여실히 드러내는 이 두 문장으로 책은 시작한다. 그는 수 많은 과학적 논증과 논리를 통해 창조론의 허구성과 종교(기독교 또는 그와 같은 절대론적 성향을 갖는 종교들. 그는 불교를 종교로 구분하지 않았다. ) 의 비이성을 타박한다.

그는 시종 신과 종교란 인간이 진화과정에서 생존을 위해 선택한 문화적 유전의 단위일 뿐이며 이것이 결국 인간의 진정한 의미의 자유를 속박한다고 말한다.
그는 종교가 인간에게 네 가지 유익한 역할을 해왔다고 인정해줒는데, 그것은 바로 설명, 훈계, 위로, 영감이다. (저자는 이것을 신이 만들어준 틈새라고 부르며 과학-사람 스스로 이 틈새를 메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첫째로 설명. 역사적으로 종교는 우리에게 인간존재와 우주의 특성을 설명하고자 했지만 그것은 이미 과학이 대체를 했다고 그는 주장한다.
둘째로 훈계. 종교는 그 존재이유를 교리가 가르치는 도덕적 명령을 통해 인간사회를 유지한다고 말하지만, 도덕이란 결국 진화를 위한 선택일 뿐이며, 종교가 제시한 도덕역시 시대와 '신의 관점'에 의해 얼마나 허망하게 무너지고 다시 만들어져 왔는지를 이야기한다.
셋째로 위로. 만약 우리가 어려움에 봉착하거나 미지에 세계에 대한 답을 묻고 답하는 그런 류의 신이 존재한다면 그것 역시 우리가 만들어낸 것이며, 오히려 어른답게 자기 선택을 존중하라고 조언한다.
넷째로 영감. 저자는 우리가 스스로의 영감을 신에 의지하는 것을 아랍 여인들이 온몸에 부르카에 친친감겨 눈구멍만으로 세상을 볼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빗대어 표현한다. 그리고 말한다. 부르카를 벗어던지고 미지의 세계에 눈을 뜨라고.

저자의 책 마자막 부분의 글을 발췌해본다.

'중간계(가시계)에서 진화했기에 우리는 지극히 비개연적인 사건을 다루는 능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중간계에서는 불가능해 보이는 사건들도 천문학적인 공간이나 지질학적 시간이라는 방대한 규모에서 보면 필연적인 것으로 드러난다. 과학은 우리가 가능성의 스펙트럼을 내다볼 때 쓰는 익숙한 좁은 창문을 왈칵 열어젖힌다. 계산과 이성을 통해 자유로워진 덕분에 한때 한계 너머에 있는 것처럼 보였던 가능성의 영역들, 용들이 살았던 세계를 찾아갈 수 있다.'

'우리가 교육과 실천을 통해 중간계에서 스스로를 해방시키고, 우리의 검은 부르카를 찢고, 아주 작고 아주 크고 아주 빠른 것들을 직관적으로 (그리고 수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속직히 나는 답을 알지 못하지만, 인류가 이해와 한계를 넓히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전율을 느낀다. 더 나아가 우리는 아예 한계도 없다는 것을 마침내 알아차릴지도 모른다'

저자는 이미 현대과학이 - 인류의 역사가 밝혀놓은 우주의 신비에 우리들 모두가 함께 부르카를 벗고 응답하기를 바라고 있는 듯 하다. 물론 선택은 우리 각각의 몫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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