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다운 것은 무엇일까, 흑인답다라는 것을 가볍게 긍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라면 더더욱. 인종에 대해서 비교적 예민하게 고민해 볼 기회가 많지 않았던 사람으로서 그들의 정체성이 내가 느끼는 우리사회안의 소수자로서의 그것과 어떻게 다를까 고민하며 읽었다. 미국이라는 공간을 다룬 여러가지 책을 함께 읽고 있는데. 여성이라도 백인인 사람이 쓴 책들과 이 책 키에스 레이먼이 쓴 책은 뭔가 정말 확연히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같은 미국이나 같은 미국이 아닌거지(당연한 것이지만…)(남부의) 흑인들의 정서. 살아남았다. 누군가는 죽었지만 나는 아직 죽지 않았다라는 생각으로 이어지는 삶에 대한 감각, 그들 삶 아주 깊이서부터 길어온 생각들까지 내가 짐작하긴 어렵다. 아니 어떻게 가능할까. 책에서 언급되는 대화들이 인상적이었다. 겉도는 대화, 할 필요가 없는 대화, 그리고 또 다른 세상을 만나도록 하는 대화. 편집자, 그리고 어머니와 나눈 대화에서 친구들과 나눈 대화로 나아가며 흑인이란 무엇일까. 자신이 흑인이라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를 질문하는듯 하다. 사회가 나의 정체성에 대해 (제대로)설명해주지 않을 때 사람들은 거의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몸부림을 쳐야 한다. 그런 몸부림 같기도 아니면 다른 곳으로 나아가는 가능성 같기도 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