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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ㅣ 허밍버드 클래식 M 3
가스통 르루 지음, 신소영 옮김 / 허밍버드 / 2020년 2월
평점 :
표지가 리드미컬한 허밍버드 출판사의 <오페라의 유령> 원작 소설, 프랑스 추리소설가 가스통 르루 작품이다. 뮤지컬과 영화로만 접해 토막 났던 줄거리 사이사이를 채워 넣으며 드디어 제대로 완성된 한 편의 작품을 감상했다.
워낙 유명해 스토리 자체로도 재미있지만, 파리에 위치한 오페라 극장, 뮤지컬, 영화, 소설의 다른 결말 등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책을 읽으면서 오래전 뮤지컬에서 보았던 샹들리에가 떨어지는 장면, 배를 타고 지하 호수를 건너는 장면들을 떠올려본다.
평범한 삶과 사랑을 갈구했던 오페라의 유령
주요 등장인물은 크게 네 명이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크리스틴 다에, 그를 사랑하는 귀족 라울, 오페라의 유령으로 불리지만 실상은 추한 모습을 감추기 위해 오페라 극장 깊은 지하에 숨어 사는 에릭, 이렇게 익히 알려진 세 명에 또 한 명의 중요한 인물은 오페라의 유령의 과거를 알고 있는 페르시아인 다로가다. 다로가는 오래전 에릭의 목숨을 구해준 은인으로 소설에서 스토리를 매듭짓는데 큰 역할을 한다.
천상의 목소리와 천부적인 음악적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으나, 괴물같이 일그러진 외모로 오페라 극장 어두운 지하에서 살아가야 했던 오페라의 유령 에릭은 사랑에 빠진 크리스틴을 납치하고 감금하며 결혼을 협박한다. 하지만 '괴물'은 그를 측은해하며 눈물 흘리는 크리스틴을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의 품으로 돌려보낸다.
홀로 남은 괴물 같은 그에게 필요했던 건 언제나처럼 자신을 진심으로 생각해 주는 단 한 사람의 마음이었다. 그는 그저 남들과 같은 평범한 삶을 원했다.
“불쌍하고 비참한 우리 어머니도 내가 입 맞추려 하면 언제나 밀어냈어. 내 가면을 던지며 떠나 버렸지! .. 내 가면 속에서 그녀의 눈물이 곳곳에 넘쳐났지! .. 그녀의 눈물을 한 방울도 놓치지 않으려고 내 가면을 벗어버렸어. 그랬는데도 그녀는 도망치지 않았어. 하느님, 저에게 이 세상의 모든 행복을 주셨습니다! (P 478)”
크리스틴은 오페라의 유령, 에릭이 작곡한 <의기양양한 돈 후안>을 듣고, "가엾은 에릭이 받아야 했던 비참한 저주가 묻어나는 길고 무시무시하며 찬란한 오열" 이라고 말한다. 그 곡을 들으며 추한 인간이 살고 있는 심연 곳곳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크리스틴은 그 곡이 “추함이 사랑의 날개를 타고 올라 아름다움을 당당히 마주하게 하는 선율”이라 표현하며 마음의 문을 연다.
실제하는 오페라 극장과 샹들리에 사건
프랑스 추리소설 작가 가스통 르루의 작품인 <오페라의 유령>은 프랑스 파리에 위치해 있는 오페라 극장 (오페라 가르니에, Opera Garnier)을 배경으로 했다고 한다. 소설에서 오페라 극장 천장의 거대한 샹들리에가 떨어져 관객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실제 1896년 이곳에서 일어난 동일 사건을 배경으로 저자가 <오페라의 유령> 스토리의 힌트를 얻었다.
파리의 오페라 극장은 파리 방문 시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으로 손꼽히는데, 그 화려함이 장관이다. 총 2531개의 출입문, 7593개의 열쇠가 있었다고 하니 (1875년 샤를 뉘테의 공식 기록) 그 규모가 가히 어마어마하다. 구글과의 협력으로 제작된 아래 웹사이트에서 가상 투어도 가능한데, 모네가 그렸다는 천장화는 물론, 오페라 극장 지하에 실제 한다는 호수의 이미지도 확인 가능하다.
원작 소설을 읽고 방문한다면, 투어의 경험이 한 층 극대화될 것 같다.
(아, 가보고 싶다.. T^T)

오페라 극장 가상 투어 바로가기 링크
허밍버드 클래식 M 시리즈
이번에 새로 알게 된 허밍버드 출판사의 '허밍버드클래식 M' 시리즈는 눈길을 끄는 감각적인 표지 디자인으로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는데, 앞서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프랑켄슈타인>이 발간됐다. '드롭드롭드롭'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표지라고 한다. 같이 모아 놓으면 인테리어가 될 만큼 예쁘다. ☆_☆
다양한 장르로 즐길 수 있는 고전,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과 영화도 좋지만 세세한 디테일과 등장인물들의 섬세한 감정선이 더 생생한 소설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