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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지만 잘 먹고 잘 삽니다
도란 지음 / 원앤원북스 / 2020년 1월
평점 :
홀로서기에 성공한 5년차 프리랜서 작가
9년간의 직장 생활 이후 프리랜서 작가로 홀로서기에 성공한 저자의 프리랜서 생활의 쓴맛과 단 맛이 녹아든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졸업 후 기자로 4년, 마케터로 5년간 “숨 막히는 경쟁 사회, 매일 보는 동료와 상사의 얼굴이 징그럽게 싫어지는 순간, 화장실에 가는 척 회사 건물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 퇴근해서 돌아온 집에서 나가기 싫어지는 시간을 거쳐 (Page 7)” 프리랜서로 독립했다.
프리랜서라고 프리할까
회사라는 굴레에 갇혀 있지 않아 ‘프리’하다는 이유로 무조건 동경하는 이들이야 설마 없겠지만, 저자도 경고한다. "퇴사를 외치라고, 시원하게 나오라고, 자유를 꿈꾸라고 부추기는 달콤한 말에 너무 마음을 뺏기지 않았으면 한다. 회사가 행복으로 가는 프리 패스가 아니었듯, 퇴사도 자유를 보장해주지 않는다. (Page 65)"
출퇴근과 고단한 인간관계의 피로 등을 덜고 '프리'해지는 대가로 또 다른 무게가 반대쪽 저울에 실린다. 보수, 일정하지 못한 수입, 소속감에 대한 고민 등. 결국 어떤 종류의 무게를 짊어질 것인가의 문제이지 마냥 자유롭기만 한 행복을 향한 비단길은 어디에도 없다.
그래도 '충분히 좋은 삶'이다.
그래도 저자는 프리랜서로 산지 5년째, ‘사진 속 나는 불행하지 않고 그르렁대지도 않는다.’고 말한다. ‘우연히 찍은 사진은 충분히 좋은 삶을 살고 있다며 현재를 확인해주는 성적표와 같았다.(Page 294)’고. 아마도 그건 일상을 소홀히 하지 않고, 주어진 일을 치열하게 해내는 저자의 보이지 않는 땀이 스몄기 때문일거다. 그런 저자의 여유가 있는 일상과 또 그 속의 치열한 분투를 응원하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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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어먹는 밥이 고마워서일까. 이렇게 쓰는 행위로 나를 연명한다는 감사함과 저릿함 때문일까. 매일 나를 위한 밥상을 차리며 만감이 교차한다. 먹고 나면 또 열심히 쓰고 일한다. 해 질 녘까지 쓴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글 써서 밥 먹고산다. 열심히 벌어먹고 있다. (Page 144)
"그렇게 프리랜서로 사는 내내 비수기와 성수기는 수없이 교차한다. 이 삶은 늘 계획대로 흐르지 않고 예상치 못한 곳으로 가지를 숱하게 뻗어가기에 풍성한 나무로 자란다. 풍성할수록 비수기의 혹독함에 덜 흔들리고, 성수기의 고단함에 쉬어갈 수 있다. 이렇게 마음먹기까지 5년이 걸렸지만 여전히 흔들거리는 나는, 프리랜서로 사는 평생 풍성하게 자라기 위해 무던히 애써야 할 것이다. (Page 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