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뇌과학 잠 못 드는 시리즈
테오 컴퍼놀 지음, 하연희 옮김 / 생각의길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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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한 사람이 생각났다. 일하면서 컴퓨터로 카톡 창을 5개씩 열어두고, 이메일은 거의 즉각 확인하며, 메신저 알람 소리와 전화 소리가 끊이지 않던 전 직장 상사. 그는 피로한 오후에 내린 의사결정을 다음날 아침 번복하고, 늘 잠이 모자라는데 기억력도 그에 비례했다. 똑똑했으나 산만했다. 주변에 사람은 많지만 제대로 된 관계는 없었고, 늘 수많은 일을 동시에 진행하지만 그 어느 것도 제대로 매듭짓지 못했던 그 사람. 그 사람과 뇌과학이 무슨 상관이냐 묻는다면 아래 친절하게 정리를 해본다. :)

책에서는 주요 개념으로 ICT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의 약자다. 한국어로 비슷한 단어를 찾자면 ‘정보 통신 기술’ 정도가 될까. 스마트폰과 인터넷 기술 덕분에 늘 ‘Connected’된 상태 즉 '초연결' 상태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뇌를 비효율적으로 쓰는 것인지 알려주고, 디지털 시대에 더 현명하게 뇌를 사용할 수 있게 가이드 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정리를 하고 보니 간단해 보이는 책의 내용이 2020년을 살아가는 우리가 정말 진지하게 귀담아들어야 할 조언이 아닐까 싶어진다.


이번 책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뇌과학》은 테오 컴퍼놀의 저서 《브레인 체인: 초연결 시대에 당신의 뇌 기능을 발견하고 잠재력을 최대한 개발하는 법》을 조금 더 읽기 편하게 요약한 버전이다. 너무 핵심만 간추리다 보니, 다소 흐름이 끊기는 느낌은 있지만 책이 주장하는 바는 명확해 보인다. 몇 가지 핵심 주장들을 나름대로 정리해본다.

 

 

1. 모든 사람은 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자투리 시간까지 항상 스마트폰에 매달려 

상의 여백을 사소한 정보로 채워버리는 행위는 바보 같은 짓이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해야 할 부분. SNS가 나의 시간을 순삭 하거나, 인터넷 뉴스 링크 파도타기, 온라인 쇼핑 삼매경에 빠지며 ICT에게 나의 삶의 컨트롤을 넘겨주지 말자. ICT는 정보를 찾고, 처리하고, 생산하고, 창조하는 데 도움을 주는 툴로서 존재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ICT가 소비자를 이용해 주객전도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저렴한 정보는 쏟아지고, 그 사이에 진짜 사고는 드물어진다.


2. 우리 뇌는 멀티태스킹이 불가능하다.

생각하는 뇌가 멀티태스킹을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시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시간, 정확도, 기억, 창의성, 생산성, 효율성에 상당한 손실을 겪고 있다는 사실은 아마 몰랐을 것이다. P 63

뇌는 여러 가지 멀티태스킹이 불가능하다. (!!) 여러 가지 일을 한 번에 한다는 것은 사실, 모든 일을 분절시킨 채 번갈아가며 하는 것에 불과하며, 뇌의 효율을 저하시킨다.


 

3. 뇌는 멍 때리기가 필요하다.

저장용 뇌는 작동 메모리의 극히 일부분을 사용하며 활동을 지속한다.

사고용 뇌가 속도를 늦추고 휴식을 취할 때, 무엇보다 수면을 취할 때 정보 저장이 이루어진다. P 83

뇌는 3가지 파트로 나뉜다. 반사용 뇌, 사고용 뇌, 저장용 뇌. 저장용 뇌는 휴식 특히 수면을 취할 때 정보의 저장이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뇌의 휴식을 방해하지 말라.


4. ‘반사용 뇌’에게 주도권을 넘겨주지 마라.


생각하는 뇌는 에너지를 꽤 많이 소비하고 쉽게 피로해지는 반면, 반사용 뇌는 피로를 모른다. 이 때문에 반사용 뇌는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주도권을 획득한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토끼와 거북이’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P 111

반사용 뇌는 오직 감각적 현재만을 인지한다. 생각하는 뇌보다 훨씬 빠르며 이성적 사고를 방해한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끊임없이 연결된 채로 산다는 것은 늘 자극-반응 체인에 얽혀 ‘사고용 뇌’가 아니라 ‘반사용 뇌’를 가동시킨다.


5. 그래서, 연결을 끊고 ‘일괄적 태스킹’ 하라.

초기에는 새로 등장하는 디지털 세대에게 미래의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디지털 세대가 상식적인 디지털 마인드를 갖춰 가기보다 디지털에 중독된 소비자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

아이들에게 매력적이지만 중독성이 강한 ICT의 노예가 아니라 주인이 되는 법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P 221 

마지막에는 저자의 솔루션을 담았다. ‘일괄적 태스킹’ 같은 용어가 등장하지만 쉽게 말해 핸드폰은 내려두고 컴퓨터 앞을 떠나쉬고, 자고, 생각하고, 하나의 일을 집중해서 하라는 것이 요지다. 더욱 실천적 방법으로 SNS와 이메일 확인하는 등의 ‘커넥트’ 되는 시간은 집중적으로 묶어 정해진 시간에만 하라고 조언한다. 


습관적으로 SNS를 하고, 쇼핑 광고를 클릭하고, 카페를 들어가 글을 읽으며 흘려보낸 시간이 얼마던가. 새삼 무언가를 하는 것도, 쉬는 것도 아닌 채로 어중간했던 시간들이 아깝다. 이 책을 읽고 SNS하는 시간을 줄이고 차라리 그 시간에 눈을 감고 조용히 쉬는 걸 택하려 노력 중이다. 누워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는 것이 쉬는 것이 아니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쫀득한 추리 소설처럼 잠까지 못 들 정도로 재미가 있는 건 아니지만 (뇌과학 책이 설마 그럴 리가), 특히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꼭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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