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mson Lake Road 크림슨 레이크 로드 라스베이거스 연쇄 살인의 비밀 2
빅터 메토스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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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형사가 주인공인 책들을 몇 권 읽었는데 읽으면서 계속 화가 나고 찜찜하고 불편했던 건 바로 그녀들의 위치였다.

능력 있고, 직감적이고, 범인을 추려내는 능력이 있음에도 남자들의 세계에서 그녀들은 하나같이 무시당하고, 부당한 취급을 받는다.

 

제시카 야들리.

사진작가를 꿈꿨지만 검사가 된 여자.

화가였던 자신의 남편이 연쇄살인마라는 트라우마를 가진 여자.

천재인 딸을 살인자 남편에게서 보호하려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여자.

지긋지긋한 검사 때려치우고 다른 곳으로 이사하려고 퇴직 신청을 해 놓은 여자.

그러나.

'처형자'라는 이름이 붙은 크림슨 레이크 살인자는 사프롱이라는 화가의 그림을 모방한 살인을 벌이고 있었다.

다행히도 피해자 한 명이 죽지 않고 살아남았고, 그녀와 야들리는 '친구'가 된다.

서로의 상처를 알아 본 두 사람의 우정은 어떻게 이어질까?

 

사실.

읽으면서 범인을 알아챘다.

그래서 이야기의 재미가 반감되었냐고 묻는다면 아.니.다.

느낌이 왔으나 이걸 어떻게 풀어내는 작가인지 궁금했고, 야들리 주변의 문제들이 살인 사건 보다 더 엽기적이라서 집중해서 읽어야 했다.

 

검사의 남편이 연쇄살인마였다니.

게다가 천재적인 딸은 엄마 몰래 아빠를 만나고 있었다.

전작을 읽지 않아서 에디 칼이라는 인간이 어떤 종류의 살인마인지 알 수 없었지만 사형수라는 타이틀을 가진 살인범이라니 아마도 끔찍했을 거 같다.

그런 그에게 범인의 특징을 알려주고 조언을 들어야만 하는 야들리의 심정이 내게도 전해져 와서 몸서리가 쳐졌다.

 

희석되지 않은 상처는 돌고 돌아 복수의 칼날이 되었다.

그래서 누군가를 탓하고 싶지 않았다.

그게 살인자라 해도...

 

검사 출신 작가의 이야기에는 깊은 함정이 있었고

그 직업군이 가진 오만함과 편견들이 직설적으로 보인다.

게다가 검사와 판사를 쥐락펴락할 줄 아는 변호사 딜런 애스터의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굳건한 바위를 달걀로 박살 낼 수도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바로 딜런 애스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야들리와 애스터 사이가 좋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시리즈를 어떤 식으로 명명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제시카 야들리 시리즈라고 부르고 싶다.

연약한 듯 강단 있고, 감당할 수 없는 상처를 감당해 내며 범죄에 대한 소명을 다하는 검사 야들리.

극과 극을 달리는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타라의 범상치 않은 모습은 다음 편에서 타라가 어떻게 변신하느냐를 지켜보는 재미도 있을 거 같다.

타라가 자신의 아버지와 대화하면서 복선을 깔아 놓았기에 다음 편에는 아마도 타라의 말이 현실이 되는 끔찍한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그녀의 선택에서 나는 그녀가 검사이기 전에 인간이기를 선택한 것을 이해하기로 했다.

그 선택은 그녀가 고통을 아는 사람이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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