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하다
선현경 지음, 이우일 그림 / 비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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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도 그런 게 아닐까? 기회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고들 하지만, 어쩌면 기회는 파도처럼 매일매일 찾아오는지도 모른다. 기회를 놓쳤다면 다시 맘을 가다듬고 기다리는 거다. 기다리면 다시 온다. 피도처럼.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부부의 하와이 일 년 파도타기 여행. 이라고 내 맘대로 붙여 본다.

책을 읽는 동안 수없이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를 상상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았던 하와이를 떠올리며 두 사람의 모습도 상상해 보았다.

중년의 20년을 살아온 두 사람의 홀가분한 하와이 생활.

오늘의 파도가 어떤지를 눈 뜨자마다 검색하고 바다로 나아가는 생활은 누구나 한 번 꿈꾸는 생활이었다.

한국이 싫고, 한국이 답답하고, 한국을 떠나고 싶을 때 사람들은 바다를 끼고 있는 곳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나는 늘 바다가 있는 곳이 그립다.

그곳이 어디든.

다 놓고.

훌쩍~ 그렇게 떠날 수 있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이 세상에.

하와이에서 만난 사람들은 그런 자유를 스스로 찾은 사람들인 거 같다.

두 부부의 곁에 머문 사람들의 이야기는 삶을 이렇게도 살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인생이란 알 수가 없다.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했는데 기다렸더니 더 좋은 게 오기도 하는 것이다. 인생의 때라는 게 있을까?



파도를 타기 위해 더 좋은 파도를 기다리며 삶을 느끼는 순간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파도 소리가 들리는 책이다.

살면서 하는 모든 걱정을 똑같이 하면서도 누릴 수 있는 최상의 것을 누리며 사는 삶.

그건 바로 삶을 살아가는 마음가짐에 있는 거 같다.



다른 미래를 원한다면 지금 여기, 바로 이 순간부터 다르면 된다. 우린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좋은 오늘을, 함께 살아가겠구나.



다른 미래는 내일부터. 라고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사는 건 아닐까.

그래서 늘 미래를 위해. 현재를 아낌없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소진하고 허덕인다.

그냥 지금을 미래의 달라진 모습처럼 살면 되는 것인데 말이다.

원 없이 파도를 타고

자외선을 두려워하지 않고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고

언제든 마음을 열 준비를 가지고 있는 사람.

그런 사람 만나기 쉽지 않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이 되기도 싶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니 그렇게 사는 게 꼭 그렇게 어려운 것만도 아니란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는 너무 어렵게 사는 법만 터득하고 사는 거 같다.

쉽게 살아가는 방법을 몰랐던 나에게 이 책은 많은 마음의 자유를 준다.

 

 

 

 

 

남의 소소함을 읽다 보니 내 소소함도 좋아지기 시작했다.

하와이에서는 누구나 수영복 차림으로 돌아다닌다.

남녀노소, 사회적 지위에 관계없이.



마치 우리나라 대중탕 같다고 생각했다.

벗어던지면 모두 같을 뿐이다.

우리에게도 바다가 있는데 왜 우리는 하와이 사람들처럼 느긋하지 못한 걸까?

그들은 자신들의 땅을 빼앗기고도 하와이하게 사는데.

책을 읽기 전엔 하와이 하다가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었다.

책을 읽고 난 지금도 저 하와이 하다의 뜻이 오롯이 새겨지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느낌인지는 알 거 같다.

내가 모르던 세계 하나를 덤으로 알게 된 느낌이다.

나도 하와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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