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뢰한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2
M. C. 비턴 지음, 전행선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 투데이에서 같이 읽는 도서.

해미시 맥배스 순경 시리즈 02 무뢰한의 죽음.

 

스코틀랜드 로흐두 마을의 순경 해미시 맥배스.

그는 훤칠한 키에 빨강 머리 그리고 녹색이 도는 황금색 두 눈을 가지고 있다.

어슬렁거리며 각종 먹거리에 눈독을 들이는 이 순경은 사실 부모님과 나이차가 많이 나는 동생들을 거느린 장남이다.

그곳에선 장남은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래서 해미시는 이곳 로흐두 마을에 머물기를 내심 바란다.

각종 대회에 나가 상금이나 상품을 탈 수도 있고, 가끔은 불법 사냥으로 번 돈을 가족들에게 보낼 수 있으니까.

 

그런 해미시 앞에 그가 평소에 맘에 둔 지주의 딸 프리실라가 런던에서 돌아오는 것이 보였다.

그녀의 약혼자와 함께.

프리실라는 런던에서 현재 한창 이름을 날리는 헨리 위더링이라는 극작가와 약혼을 했고, 부모님을 만나러 왔다.

외동딸인 프리실라가 대단한 신랑감을 데려온다고 들뜬 그녀의 부모는 딸의 약혼 파티를 계획한다.

 

파티에 온 손님들은 작은 세상이 그렇듯 늘 고만고만한 파티에서 늘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었다.

그중에 무뢰한이 있었다.

평상시에 매력적인 모습으로 뭇 여성들을 휘어잡는 피터 바틀릿 대위.

그러나 술이 들어가면 밉살스럽게 변해서 사람들의 속을 박박 긁어 놓는 남자였다.

평판도 그리 좋지 못한 이 신사가 파티의 불청객이 될 뻔한 해미시에게 넌지시 자신이 누군가에게 해를 입을 거 같다고 말한다.

 

당신처럼 다른 사람들을 계속 화나게 하면, 그건 거의 자살 행위나 다름없습니다. 난 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기 힘드니까 괜히 주변 사람을 괴롭혀서 그들이 그가 할 일을 대신 하게끔 몰아가는 상황을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파티 다음 날 오전엔 바틀릿과 파티 손님 중 한 사람인 제러미의 뇌조 사냥 시합이 있었다.

먼저 뇌조를 잡는 사람이 5천 파운드를 지급 하기로 한 내기 시합이었다.

그러나 그날 아침 바틀릿이 시체로 발견된다.

사인은 사고사.

스트레스베인에서 그 잘난척하는 블레어 경감이 내려오고 해미시는 또다시 수사에서 제외된다.

 

전편 험담꾼의 죽음에서 해미시 때문에 사건을 해결하고 그 공까지 가로챈 블레어 경감.

섣부르게 단정 짓고 해미시를 수사에서 제외 시키고 손쉽게 사건을 처리하려 하지만

과연 해미시가 그걸 그대로 내버려 둘까?

그 와중에 또 다른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범인은 파티 손님 중에 누구일까?

 

시골 순경으로 있기에는 참 애석한 캐릭터지만 그것이 또한 해미시를 빛나게 만드는 것들 중에 하나이다.

그리고 왠지 한 편 한 편 시리즈가 진행되어감에 따라 해미시가 자꾸 업그레이드될 거 같은 예감이 든다.

첫 번째 만남에서 조금은 수줍고 조심스러워 보였던 해미시는 이번에는 좀 과감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프리실라를 대한다.

게다가 마지막에 그야말로 해미시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굉장한 에피소드가 숨어 있다.

도대체 해미시를 규정할 수 있는 건 그의 제복 뿐인 거 같다.

작은 시골마을의 순경.

그 너머의 해미시는 아무도 그 속내를 알 수 없는 사람이다.

어째 요즘 한창 유행하는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나오는 용식이 같다.

용식이처럼 과장된 캐릭터는 아니지만 쓸데없이 예리해서 남들은 못 맡는 사건에 감춰진 진실의 냄새를 맡는다.

 

이번에도 단순 사고사로 처리될 일이었지만 해미시 덕분에 살인 사건으로 밝혀진다.

그러나 아무도 해미시를 좋게 봐주지 않는다.

과거의 잔재와 새로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접경지대 로흐두.

 

피터를 죽인 범인은 누구일까?

한 때 피터의 약혼자였으나 파혼한 제시카나 다이애나일까?

피터와 바람난 비라일까?

아니면 아내와 바람피는 걸 알아버린 비라의 남편일까?

피터가 깨뜨려 버린 자신의 도자기 컬렉션에 대해 아직도 앙심을 품은 스로그모턴 경일까?

자신을 속여 5천 파운드를 사기칠거라 생각하는 제러미일까?

 

결혼을 위한 결혼을 위해 헨리를 선택했지만 해미시에게서 더 편안함을 느끼는 프리실라.

그런 프리실라의 행복을 빌어주지만 결코 진심은 아닌 해미시.

그가 늘 탁월하고 예민한 시각으로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지만 신분의 차이로 그를 막 대하는 지체 높은 사람들.

부양가족 때문에 자신의 행복을 내려놓고 어깨의 짐을 잔뜩 지고 있는 해미시의 짠한 모습이 마음 한구석을 답답하게 한다.

하지만 해미시가 그렇게 답답하게만 사는 캐릭터가 아니라는 걸 바로 이 이야기에서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이어질 시리즈에서 나날이 자리 잡아가는 해미시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결국 시간이 흘러 해미시는 로흐두 마을에서 그 누구보다 실력 있는 사람으로 남을 테니.

 

이번에도 예상을 뛰어넘는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써 내려간 비턴에게 박수를 보낸다.

해미시가 더 좋아진 반면 프리실라는 밑천을 드러낸 거 같아서 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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