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기도에서 시작됩니다 - 마더 테레사에서 세인트 테레사로, 성인聖人 추대 기념 묵상집
마더 데레사 지음, 앤서니 스턴 엮음, 이해인 옮김 / 판미동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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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생을 가난하고 소외되 이들을 보살피며 살았던 '빈자의 어머니' 마더 테레사 수녀.

2016년 9월 4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녀의 기적을 인정하면서 세인트 테레사 수녀의 이름을 얻었다.

이 책을 받고 나서 제목만으로도 참 뭉클했다.

지난 날의 나를 반성하게 만드는 제목이라서 그런가보다.

나 또한 테레사 수녀처럼 천주교인이지만 기도의 힘을 믿지 않았다.

아무리 눈을 감고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해도 눈에 띄게, 온 몸과 마음으로 느껴지는 성과가 없어서 그런가 싶다. 아무리 간절해도 이뤄지지 않는 뜬구름 같은 거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라도 붙들 게 필요해서 하게 되는 거라고. 말이다. 되새겨 보면 여태껏 했던 기도들이 ' ~ 이루어지게 해주세요. 저를 도와주세요. 잘 되게 해주세요' 라는 식의 노력없이 성취하려는 요행이었다. "제 기도를 먼저 이뤄주시면 하느님께 보답할게요." 라는 식의 기도가 주를 이루었다. 오늘 아침 다녀온 미사에서도 나는 이렇게 기도를 했다. "좋은 사람을 만나게 해주세요. 그러면 하느님을 위해서 착한 일 하겠습니다"

제대로 기도해 본 일도 없고, 기도의 힘도 믿지 않았던 내가 이 책을 만나게 된 건 어떤 인연이 있어서일까? 이 책을 만나기 전과 후로 나눠져 신앙의 깊이와 진실한 기도를 할 수 있는 힘이 생길 것 같아.

 

세인트 테레사 수녀는 기도에서 <침묵>을 강조하고 있다.

『 모든 것은 기도에서 시작되고, 이 기도는 마음의 침묵에서 탄생됩니다. P.71』

내면이 고요해져서 가만히 침묵하게 될 때 하느님과의 만남이 성사되고, 기도가 하늘 끝에 가 닿는 것이다.

『 우리가 침묵을 지키려고 깨어 있기만 하면 기도하기가 훨씬 쉬울 것입니다. 수도 없이 반복되는 말들. 말이나 글로써 표현하고 싶은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마음에 가득하지요. 우리의 기도 생활은 많은 아픔을 겪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마음이 고요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P.77』

 

테레사 수녀는 어린아이와 같은 단순함으로, 더 많이 사랑하려는 순수한 열망으로, 기도하라고 말씀하신다.

『꼭 성당 안이나 기도실에 있지 않더라도 여러분은 어느 시간, 어느 장소에서나 기도할 수 있습니다 P.90』

『더 많이 기도할수록 기도는 그만큼 쉬워집니다. 기도가 쉬워지면 기도를 더 많이 하게 됩니다. P.91』

나 자신보다 남을 위해 살았던, 하느님의 자비가 나를 비롯한 약하고 아픈 이들에게 가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했던 테레사 수녀의 문장을 만나고 싶다면, 기도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면, 기도하고 싶은데 내면의 고요가 찾아오지 않는다면, 아무리 기도를 하고 또 해도 힘이 들거나, 이 책의 어느 페이지를 펼쳐서 읽더라도 도움이 될 것이다.

눈을 감고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는 것만으로도 시끄러운 가슴 속을 진정시킬 문장들을 만날 수 있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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