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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시집
김용택 지음 / 마음산책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얼마전 '봄날은 간다'라는 영화를 2번 더 보게 되었다. 작년에 본 영화인데 요몇일의 언짢은 기분에 다시 찾아 든 것이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작년에는 들리지도 않던 음악들이 새롭게 다가와 그 영화OST를 꼭 사야겠다고 생각했고 CD를 사면서 이 시집을 샀다. '봄날은 간다'와 '연애시집'이라는 제목만으로 제법 잘 어울릴 것다는 추측에서 말이다. 결국 영화덕분에 덤으로 구입한 셈이다.

읽고있는 그 순간의 분위기에 좌우되는 내 시읽기 습관으로 김용택의 싱싱한 시들은 대학을 다니던 무렵이나 사랑을 시작하던 즈음에는 신통한 약발을 주더니 요즘처럼 물기없고 퍽퍽한 나의 일상에서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손님이 되버렸다. 그런데도 김용택의 <<연애시집>>을 들게 한것은 때마침 본 영화속의 상우와 어울릴 것같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몽상과 그 가상의 주인공 손에 쥐어주고픈 철없는 고집때문이다.

결고운 시를 찾아내면 꼭 어딘가에 숨겨두었다가 그 시가 필요한 친구에게 슬쩍 내미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여김없이 <<연애시집>> 22쪽의 <빈들>이라는 시를 용택이 아저씨에게 빌려 상우에게 주고 싶다.<<연애시집>>은 상우처럼 사랑이 지나간 사람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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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고양이 알퐁소 -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이야기 1
마르셀 에메 지음, 최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면 제아무리 '마르셀 에메'라 할지라도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았을 게다. 이미 세상을 어찌해보겠다는 알팍한 책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고, 뻔하디 뻔한 교훈이 내장된 글들에 속아 본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이젠 '세상','아름다운'이라는 말들에서 상투적인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와같은 생각을 한 누군가가 있다면 한번만 속는 셈치고 에메에게 다가가 주길 바란다.

여기서는 말라 비틀어진 인간의 말이 아닌 물기 가득한 동물들의 행동으로 정말 세상이 아름답게 바뀔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안겨 주기때문이다. 나는 이 책에 등장하는 동물들에 대한 에메의 기발한 시선들에 연발 감탄사를 올리며 상상력이 얼마나 큰 무기가 되는가에 무척 흥분되어 있다.

이야기 속에서 델핀과 마리네트는 드레스를 만들고 싶지만 결국 늘 행주감침질을 하는 자매로 매번 이야기 속에 등장하나 주인공은 따로 있다. 바로 '장님이 아니였다가 다시 장님이 되는 개, 장님이 아니였다가 장님이 되고 다시 장님이 아닌 고양이, 사과씨 한알과 맑은 물 한 모금을 먹으며 다이어트를 하는 돼지, 철학하는 흰소, 놀이하는 붉은소, 늑대가 아니고픈 늑대, 더이상 어리석지 않은 당나귀'등 일련의 동물들이다.

여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동물의 수식어를 보면 온통 상상의 옷을 입고 있다. 책의 이런 점으로 에메가 전하고 싶은 세상을 바꿀만한 무언가를 찾기위해 억지로 눈을 부릅뜨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책장을 넘기는 순간 눈이 아닌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전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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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cm 예술
김점선 지음, 그림 / 마음산책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나는 김점선을 모른다. 내가 좋아하는 시인이 이 책을 들고나와 소개했다는 단순한 이유에서 출발했을 뿐이다. 사람에 대해 소상히 알고싶어하는 나의 못된 습관에 비춰보면 나는 김점선에 대해서 만큼은 그 악습이 발휘되지 못한 것은 확실하다.

그녀의 글만을 하룻밤새에 다 읽어버리고, 그제서야 책날개에 우울하게 나를 바라보는 그녀를 읽었다. '1946년 개성에서..'

앗! 이것은 글냄새로 그녀가 젊은 화가일것이라고 혼자 추측하며 읽었던 나의 비명소리다.

책을 읽어내리면 누구나 그녀의 뜨거움을 선사받고 이런 착각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나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어진다. 쭈그러지고 물기없는 나의 이 젊음에, 온몸에 열꽃을 피우지 못한 이 젊음에 미안한 생각이 든다. 김점선의 글과 그림들은 나에게 그렇게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물과 물고기의 아우라를 좋아하는 나는 '물속에 서있다','물 속의 부처','물고기를 안고 가는 사람'의 글과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그것은 그녀가 보였고 또한 그속에서 나를 보고 싶어서가 아닐까?

'나는 직립원인 내가 물고기처럼 옆으로 헤엄치는 것을 치욕스럽게 생각한다. 물이 나를 넘어뜨려서 폐속까지 물이 차올라 죽을지라도 나는 헤엄치지 않는다. 그냥 죽을 것이다'(물속에 서 있다 중에서)

'나는 아가미가 없다. 나는 헤엄을 칠 줄도 모른다. 헤엄을 치기보다 아가미를 발명하기 위해서 연구실로 들어가겠다. 아가미를 만들어서 내코와 입에 달고 물속으로 들어가 떳떳이 내 아가미로 숨쉬겠다'(물속의 부처 중에서)

'물고기는 찬피 동물이다 또한 변온 동물이다. 사람은 더운피, 정온 동물이다. 나는...중략 변온 동물이다'(물고기를 안고 가는 사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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