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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cm 예술
김점선 지음, 그림 / 마음산책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나는 김점선을 모른다. 내가 좋아하는 시인이 이 책을 들고나와 소개했다는 단순한 이유에서 출발했을 뿐이다. 사람에 대해 소상히 알고싶어하는 나의 못된 습관에 비춰보면 나는 김점선에 대해서 만큼은 그 악습이 발휘되지 못한 것은 확실하다.
그녀의 글만을 하룻밤새에 다 읽어버리고, 그제서야 책날개에 우울하게 나를 바라보는 그녀를 읽었다. '1946년 개성에서..'
앗! 이것은 글냄새로 그녀가 젊은 화가일것이라고 혼자 추측하며 읽었던 나의 비명소리다.
책을 읽어내리면 누구나 그녀의 뜨거움을 선사받고 이런 착각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나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어진다. 쭈그러지고 물기없는 나의 이 젊음에, 온몸에 열꽃을 피우지 못한 이 젊음에 미안한 생각이 든다. 김점선의 글과 그림들은 나에게 그렇게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물과 물고기의 아우라를 좋아하는 나는 '물속에 서있다','물 속의 부처','물고기를 안고 가는 사람'의 글과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그것은 그녀가 보였고 또한 그속에서 나를 보고 싶어서가 아닐까?
'나는 직립원인 내가 물고기처럼 옆으로 헤엄치는 것을 치욕스럽게 생각한다. 물이 나를 넘어뜨려서 폐속까지 물이 차올라 죽을지라도 나는 헤엄치지 않는다. 그냥 죽을 것이다'(물속에 서 있다 중에서)
'나는 아가미가 없다. 나는 헤엄을 칠 줄도 모른다. 헤엄을 치기보다 아가미를 발명하기 위해서 연구실로 들어가겠다. 아가미를 만들어서 내코와 입에 달고 물속으로 들어가 떳떳이 내 아가미로 숨쉬겠다'(물속의 부처 중에서)
'물고기는 찬피 동물이다 또한 변온 동물이다. 사람은 더운피, 정온 동물이다. 나는...중략 변온 동물이다'(물고기를 안고 가는 사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