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CAD 2007그대로 따라하기 - 설계 전문가의 도면 작성 테크닉을 엿보는
이진천.웰기획 지음 / 혜지원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2004 버전의 책보다

내용적인 면에서 약간 미흡한 것 같다.

종이의 질이 너무 좋긴 하지만, 오히려 그것 때문에 손을 자주 베이고, 들고 다니기가 힘들다.

따라하는 데 큰 무리는 없지만 중요한 명령어들 위주이고 약간씩 빠진 부분이 눈에 띈다.

그리고 가장 아쉬운 부분은, 실습 도면이 부족하다는 것...

초보자들이 그대로 따라하기에 사용하면 괜찮겠지만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응용이나 발전을 원한다면 차라리

2004버전의 책을 보라고 하고 싶다.

어차피 프로그램을 익히는데는 한권갖고는 부족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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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 전21권 세트
박경리 지음 / 나남출판 / 200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토지 5부 21권의 마지막 장에는 작가의 손때가 묻어나는 듯 보이는 원고지의 맨 끝장이 사진으로 찍혀있다. 세로 원고지의 왼쪽 하단에 <끝>이라는 단어, 그리고 내가 21권에서 마지막으로 읽은 단어 <끝>은 그 단어 하나로 무한한 감동과 아쉬움과 허탈함을 안겨주었다.

거의 석 달동안 토지를 붙잡고 살았다. 그 동안 다른 책을 사기도 하고 선물받기도 했지만 모두 다 ‘토지를 다 읽은 다음’으로 미뤄버렸었다. 한권 한권을 마치 한땀 한땀 수를 놓듯 아까워하면서 되새겨가면서 읽었던 것 같다. 스트레스를 받는 출근 때는 지하철에서 토지를 읽으면서 마음을 가라앉혔고, 잠들기 전엔 어떤 의식을 행하듯 다만 30분이라도 꼭 읽고 잠들었다. 그러다보니 등장인물들 하나하나가 마치 살아있는 듯한 착각에 임이네를 미워하고 김두수를 증오하고 용이와 월선이가 안타깝고 서희의 강한 심지가 부럽고 존경스러웠다.

그런 애정과 착각 때문인지 작품의 끝이 가까워지는 순간을 자꾸만 미루고 싶었다. 해방이 되고 끝나버리는 게 아니라 그 이후에 길상은 풀려났을까, 윤국은 학병에서 돌아왔을까, 해방 후의 혼란기는 어떻게 거쳤을까, 한국전쟁까지 서희는 살아있을까, 양현과 영광의 사랑은 이루어졌을까... 궁금한 게 너무 많다. 하지만 그 이후의 삶은 그저 내 상상 속에서만 존재해야하기에 답답하다. 작가가 말해주면 좋겠다. 차분하고 다정하게, 그 이후에 그 사람들은 이렇게 되었단다..라고.

예전에 하동에 놀러갔을 때의 사진을 들춰본다. 평사리에 가면 최참판댁이 있다. 작가도 우연히 작품의 무대를 물색하다가 하동의 너른 들녘을 보고, 또 때마침 그 들녘과 섬진강을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실제 조참판댁을 보고 여기다!!라며 점찍었단다. 토지의 배경이 되는 그 최참판댁에 놀러갔을 때 난 별당의 연못을 보고 이 곳에서 서희가 엄마 별당아씨를 데려오라고 울고불고 하다 까무러쳤던 걸까..하는, 마치 그 곳에서 실제 사건이 있었던 것 같은 착각에 빠졌었다.

작가가 삶과 싸워가면서 세상에 내놓은 작품이다. 25년이라던가... 최참판댁의 마지막 여인 최서희가 어릴 때부터 시작해서 할머니가 될 때까지, 소설 속에서는 여러 사람이 태어나고 또 죽고, 그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느 하나 주인공 아닌 인물이 없다. 모두 그네들 각자의 기가 막힌 이야기들이 있고 그것들이 얽혀 들어가고 시대적인 배경이 합쳐지면서 꼭 실제인 것만 같은 하나의 거대한 세상이 만들어지고 있다. 문학작품의 ‘개연성’이라고들 하는, 이 이야기가 마치 조선 말기에서 일본 강점기, 그리고 해방까지의 기간 동안 하동 평사리와 진주, 부산, 통영, 그리고 만주에서 정말로 있었던 이야기를 옮겨놓은 듯한 느낌과 믿음... 그것에서 놓여나기가 정말 힘들 것 같다. 하지만 뭐 굳이 놓여날 필요가 있을까?   

아무튼 내겐, 토지를 다 읽었다는 사실이 내 삶에서 2007년을 결산할 때 한 항목을 차지할 듯 싶다. 그저 읽기만 했던 내가 마지막 한 권을 탁 덮었을 때 이렇게나 할 말이 많다면, 원고지에 <끝>을 적었을 때 작가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토지를 읽은 내 느낌의 키워드를 하나만 찍어보라고 한다면 그것은 ‘애증’이다. 인간에 대한, 내 나라와 내 산천에 대한,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돌아보게 되는 나 자신에 대한..무작정 사랑할 수만도 없고 무작정 미워할 수만도 없는, 증오와 애정이 함께 섞여들어간 애증이라는 감정.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서 그걸 배웠다. 또한 미워한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긴 하지만 그건 기본적으로 따뜻한 감정이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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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마마 페이셜 클렌징 폼 - 300ml
그린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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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사실 첨 쓸 땐 거품이 안나서 잘못산거 아닌가 싶었어요.

쭉 눌러짜면 젤 같은 게 나오는데 거품이 안 나더라구요.

그렇다고 오일도 아니고 뻔히 클렌징 폼이라는 이름으로 팔면서

뭐 이런게 다있나 싶었어요. 또 헹굴때도 미끈미끈한게 남아있어서

전 클렌징이 잘 안된건줄 알았죠.

토너를 바를 때 화장솜에 묻혀서 얼굴을 닦아주는데,

어떻나 보자는 심정으로 더 헹구지 않고 평소처럼 토너로 닦아주는데,

화장솜에 메이크업이 하나도 안 묻어나는 걸 보고 깜짝 놀랬어요.

평소 쓰던 건 나름 뽀득뽀득 씻었다고 생각하는데도 가끔 메이크업이 묻어나곤 했거든요.

그린마마 스킨이랑 인비고레이팅 페이셜 젤도 예전부터 쓰던건데

클렌징 폼도 실망시키지 않는군요.

그 미끈거리는 건 화장이 안 지워진게 아니라 촉촉해서였나봐요.

그린마마에 대해서 한번더 만족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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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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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던 바이지만

이 책 속에는 달이나 6펜스에 대한 언급은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이제야, 이 유명한 책을 읽게 된 것이 부끄러우면서도

이제라도 읽게 되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왜,. 저런 철학적인 제목을 붙여서

한창 감수성이 열려있던 시기에 감히 범접하지 못하도록 했을까!!!

 

스트릭랜드의 삶은 고갱과 닮아있다.

그러면서도 한층 극적이다.

 

어릴적에 아빠 서재에 있던 명화집에서

고갱의 그림을 본 기억이 난다.

타히티에서 그린 그림이었을 거다.

디테일은 생각나지 않지만,

강.렬.한. 열.대.를 표현했다는 건 아직도 또렷이 기억난다.

 

달의 세계에서 살기 위해

6펜스의 세계를 떨쳐버렸던,

하지만 '과감히', '결단력있게', '용감하게'와 같은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스트릭랜드는 마치 그런 삶을

평범한 사람들이 뭔가 대단한 것을 추구하는 것 같은 태도가 아니라

너무도 당연하게 살아갔기 때문이다.

어떤 가식도, 가면도, 세속에 대한 욕망도 없이

그저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그랬을 뿐이었다.

 

사실은 모두가 꿈꾸면서도

소설속의 대부분의 세속적인 인간들처럼

그저 우리는 우리 보금자리에 머물러 앉고 만다.

그러면서도 꿈을 간직하고 사는 건,

달의 세계에 대한 이루지 못한 아련한 그리움과 열망 같은 거겠지.

 

서머셋 몸의 책을 두번째 읽는다.

('인생의 베일'을 사니까 공짜로 준 책이다. ^^;)

그 작가의, 인간에 대한 시선은,

(인생의 베일을 읽고 느낀바이기도 하지만)

따뜻하면서도 냉혹하다. 날카롭다.

그래서 나 자신도 그렇고 그런 인간들 중 하나임이

부끄럽기도 하고 다행스럽기도 하다.

 

"사랑에 자존심이 개입하면 그건 상대방보다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하기 때문이야."

 

"애무와 육체적 위안에 대한 여성적 반응, 대개의 여자는 마음속ㅇ로 그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하는데....(중략)....그것은 포도 넝쿨이 아무 나무나 타고 자라듯, 어떤 대상을 통해서도 일어날 수 있는 수동적인 감정이다. 세상의 지혜는 그런 감정의 힘을 알기 때문에, 남자가 여자를 원하면 여자에게 그 남자와 결혼하라고 부추긴다. 사랑은 나중에 절로 생기게 마련이라고 장담하면서. 그것은 안전감에서 오는 만족, 재산에 대한 자랑스러움, 누군가 자신을 원하고 있다는 느낌에서 오는 즐거움, 가정을 가졌다는 데서 오는 만족감 등이 어우러진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여자는 말이오. 자기에게 해를 입힌 사람은 용서하지. 하지만 자기를 위해 희생한 사람은 용서하지 못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나의 의견을 상대방이 얼마나 존중해주느냐에 따라 상대방에게 미치는 나의 힘을 측정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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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자살 여행
아르토 파실린나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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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사랍들에겐 우울증이 많다고 한다.

때때로 햇빛을 못보는 계절 때문일까, 고마운 복지정책 때문일까..

암튼 쌀쌀하고 암울한 날씨만큼이나

사람들의 마음도 우울한가보다.

 

이 이야기에서는 핀란드의 집단 자살자들의 모임이 단체로 여행을 간다. 오만가지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역시 자살자 중 한명의 최고급 버스로 유럽을 누빈다.

차가운 얼음바다로 곤두박질치기 위해 노르카프 곶까지 갔다가

다시 프랑스로, 스위스로,..포르투갈로.

이 사람들의 사연을 듣고보면 정말 죽고싶음직하다.

하지만, 개인적인 사연들을 제외하고라도

이들이 핀란드에 죽지 않고 돌아갔을 때의 삶을 상상하는 부분에선

한국인들도 우울하지 않나 싶다.

일자리는 없고, 아이를 낳아도 키워주지 않는 사회, 세금부담도 크고, 내 집마련은 멀기만 하고,...

 

그런 것이 사회적인 자살동기라면, 이런 경우도 있다.

 

"자살을 범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기분 좋거나 아니면 적어도 만족스러운 경험을 유도하는 흥미로운 것을 더 이상 찾아내지 못하는 상황, 다시말해 일종의 체험무능력에 있다."

 

이 책을 지은 사람은 결국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전달한 것 같다.

왜냐면 이 여행이 끝에 다다를 쯤에는 나조차도 도대체 뭐하러 죽으려고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죽으러 떠난 여행이지만 삶의 이유를 찾고 돌아왔다.

어차피 한번 죽으려고 마음먹은 사람에게는

오늘 죽느냐 내일 죽느냐 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결국, 살.란. 말.이.다.

 

 

** 혹시,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를 읽어보셨는지?

죽기로 결심한 한 여자를 살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코드가 비슷한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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