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학문이라고 하나..크로스오버라고 불러야 되나..나 이런 거 되게 좋아한다 말이지..법학자가 본 세익스피어, 피부과 의사가 본 조선시대 회화에 나타난 피부질환..모 이런 거..역사학자..그것도 영국사 전공자의 크리스티 읽기라니..뒤어 잔뜩 붙은 미주까지..역사책 느낌의 부록마저 날 설레게 했다..책 읽을 때 저자 약력과 부록을 먼저 보는 나는 머리말을 읽기도 전에 가슴이 벌써 두근반 세근반 했다영국사 전공이니 당연히 대학교 입학 후 학문을 닦기(?) 위해 원서로 보셨으리라 생각했는데, 나처럼 어린 시절에 빨간 책으로 크리스티를 접했다니 최애가 같은 덕후를 만난 거마냥 반가웠다..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난 빨간 책으로 비록 100년이긴 하지만 서구사회와 문화를 접했단 말이지..미디어가 아닌 텍스트였기에 지구 반대편의 소녀에게 그렇게 멋진 환상을 심어줄 수 있었던 거 같다...그 환상은 결국 어학연수를 가서 와장창 깨지긴 했지만..인물을 전공하는 사학자는 정말 1차 사료인 작가의 삶과 2차 사료인 작가의 창조물을 비교하는 작업이 정말 흥미로울 것 같다.몇년 전 개봉한 오리엔트 특급살인이나 코로나로 몇년째 개봉 예정인 나일강의 죽음처럼 서쪽 동네에서는 끊임없이 재창조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추리소설은 애들이나 보는 거라는 선입견이 강한 탓인지 고전 추리물에 대한 재해석을 하는 작품이 많지 않다. 단순히 문화적 차이라고 하기엔 옆나라 일본은 후지티비 개국55주년 기념으로 영미권 영화들처럼 초호화캐스팅의 오리엔트 특급살인을 만들었단 말이지..이쯤되면 외치고 싶다..우리가 돈이 없지..덕력이 없냐고..ㅋㅋ진정한 덕후는 양덕이라지만 못지많은 kㅡ덕후의 우아한 한방을 이 책이 보여준다.#애거서크리스티읽기 #설혜심 #애거서크리스티읽기리뷰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