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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읽기 - 역사가가 찾은 16가지 단서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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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학문이라고 하나..크로스오버라고 불러야 되나..나 이런 거 되게 좋아한다 말이지..
법학자가 본 세익스피어, 피부과 의사가 본 조선시대 회화에 나타난 피부질환..모 이런 거..
역사학자..그것도 영국사 전공자의 크리스티 읽기라니..
뒤어 잔뜩 붙은 미주까지..역사책 느낌의 부록마저 날 설레게 했다..책 읽을 때 저자 약력과 부록을 먼저 보는 나는 머리말을 읽기도 전에 가슴이 벌써 두근반 세근반 했다
영국사 전공이니 당연히 대학교 입학 후 학문을 닦기(?) 위해 원서로 보셨으리라 생각했는데, 나처럼 어린 시절에 빨간 책으로 크리스티를 접했다니 최애가 같은 덕후를 만난 거마냥 반가웠다..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난 빨간 책으로 비록 100년이긴 하지만 서구사회와 문화를 접했단 말이지..미디어가 아닌 텍스트였기에 지구 반대편의 소녀에게 그렇게 멋진 환상을 심어줄 수 있었던 거 같다...그 환상은 결국 어학연수를 가서 와장창 깨지긴 했지만..
인물을 전공하는 사학자는 정말 1차 사료인 작가의 삶과 2차 사료인 작가의 창조물을 비교하는 작업이 정말 흥미로울 것 같다.
몇년 전 개봉한 오리엔트 특급살인이나 코로나로 몇년째 개봉 예정인 나일강의 죽음처럼 서쪽 동네에서는 끊임없이 재창조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추리소설은 애들이나 보는 거라는 선입견이 강한 탓인지 고전 추리물에 대한 재해석을 하는 작품이 많지 않다. 단순히 문화적 차이라고 하기엔 옆나라 일본은 후지티비 개국55주년 기념으로 영미권 영화들처럼 초호화캐스팅의 오리엔트 특급살인을 만들었단 말이지..
이쯤되면 외치고 싶다..우리가 돈이 없지..덕력이 없냐고..ㅋㅋ
진정한 덕후는 양덕이라지만 못지많은 kㅡ덕후의 우아한 한방을 이 책이 보여준다.

#애거서크리스티읽기 #설혜심 #애거서크리스티읽기리뷰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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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그리고 누군가 없어졌다
나쓰키 시즈코 지음, 추지나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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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이 재미있긴 한데
전개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그대로
따라가다보니 좀 지루했다
어차피 아는 중간 부분을 스킵하고 싶은 욕구가 마구마구 올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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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산장 살인 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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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강렬한 아가사 크리스티의 향기..
토키오에서 받은 좋은 인상을
(물론 그것도 드라마쪽이 좀더 흥미로웠지만)
날려먹은 게이고 추리소설과의
실망스러웠던 첫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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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1 (무선) 해리 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지음, 김혜원 옮김 / 문학수첩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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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정말 레전드..말이 더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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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미, 칠월의 솔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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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에 실패한 후부터일까? 언제부터인가 소설이 재미없어졌다. 이젠 할 수 있는 일보다 할 수 없는 일들이 더 많다는 걸 깨달은 다음부터인가. 아니면, ‘다들 속으로는 마지못해 사는 거라는 우는 시늉을 하네아버지의 말을 이해하는 나이가 돼서일까? 결국 이 모든 것 때문이겠지. 무서운 게 없었고,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성싶던 위풍당당한 20대를 지나, 주먹 안에 짝 잃은 커플링과 텅 빈 통장을 쥔 백수로 이립(而立)을 맞았다. 그래, 그 즈음이었던 듯싶다. 짝 없는 반지를 집 근처 한강 둔치에서 강물 속에 던지던 무렵,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마저 몇 장 넘기지 못하고 반납하다가 결국은 소설이란 녀석에게 아예 관심을 끊어버린 것이

그러면서 어떤 소설이 베스트셀러라고 하면 작품 자체보다 저자의 약력을 먼저 뒤져보는 습관이 생겼다. 공중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산전수전은 겪어 본 작가의 글만이 읽을 가치가 읽다고 되지도 않는 똥폼을 잡았던 셈이다. 보조금으로 살던 싱글맘으로 카페에서 글을 썼다는 조앤 롤링의 이야기는 나를 포터마니아의 세계로 이끌었다. 마이 시스터즈 키퍼의 작가 조디 피콜트의 아이가 실제로 난치병을 앓고 있다는 것과 프린스턴, 하버드를 졸업한 그녀의 화려한 이력이 오버랩되면서, 안쓰러운 마음 한편으로는 역시 신은 공평해라는 기분으로 위안을 받았.

그래서였을까. 많은 베스트셀러를 펴냈는데도 내게 김연수가 그의 글만큼이나 무색무취의 느낌이었던 이유는 네이버 따위로는 검색되지 않는 그의 조용한(?) 과거 때문일 터이. 그의 유명한 장편들을 제치고 내게 처음 다가 온 그의 단편은 저자 소개를 안 봐도 왠지 익숙하게 느껴질 만큼 시공간적 배경이 친숙하다. 2009523일의 화창했던 날씨는 그만큼이나 내게도 뚜렷하게 기억되고, 4대문 안으로 가기 위해 광역버스를 타는 모습이나, 안산 근처의 터널 묘사를 보면 경기도권 어딘가에서 어슬렁거리는 아저씨가 자기 주변 사람들 얘기하는 걸 듣는 기분이다.

그의 글이 불편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헤어진 남자친구한테 선물을 돌려 달라거나, 술 마시고 전화하는 쿨하지 못한 그녀들, 글 쓴답시고 남편이랑 자식을 떠난 비정한 엄마, 엄마 목소리 찾겠다며 결혼한 남동생을 한밤중에 불러내는 노처녀 누나. 다들 무슨 천인공노할 범죄자도 아니요, 그저 지극히 평범하게 이기적이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짠해지는 그녀들을 이 수도권 아저씨는 담담하게 거리를 두고 관찰한다. 욕도 안하고 편도 안 든다. 그냥 우리네 삶이 이렇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니 이런 푸념이 터져나올 수밖에.) ‘그건 나도 안단 말이지. 근데 본래 문학이란 뭔가 새로운 걸 원해서 보는 게 아니겠어. 논픽션이나 르포와는 다른 재미를 기대하는 거 아니겠냐고.’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해서 마구 달려 나가는 여느 소설들과 달리, 저자에게 계속 투덜거렸지만, ‘왠지 찌질한 그녀들과 만나 술 한잔하면 그건 참 맛있겠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일까? 헤르마이온느처럼 똑똑하지도,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아나스타샤처럼 돈 있는 남자를 만난 아주 능력있지도 않은 그녀들과 소주 한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별로 잘난 것도 없어 내가 열폭할 일도 없고, 나만큼 찌질하니 내 뒷담화를 해도 나처럼 그녀들도 뜨끔할 테니, 이보다 더 좋은 술친구가 어디 있으랴.

밖에서 내숭 떠는 누나 흉보는 남동생 같은 아저씨가 거울을 갖다 놓고 무덤덤하게 이야기한다. ‘, 너도 봐라. 이 찌질한 모습 속에도 마냥 밉지만은 않은 정연이, 파멜라, 미경이처럼 그 나름대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구석이 있지 않으. 그러니 연예인 얼굴이 아닌 네 얼굴의 장점을 찾으려면 뾰루지와 늘어가는 주름살이 보기 싫어도 제대로 된 거울을 봐라.’ 그가 던지는 메시지에 공감하면서도 아니 어쩌면 백퍼센트 공감하는 말이기에 여전히 그의 책을 읽는 건 재미있어서라기보다는 의무방어전을 치른 느낌이다. 창백한 형광등 아래 내 방 화장대 거울에 비친 매우 사실적인 내 모습보다는 조명발 적당히 섞인 패밀리 레스토랑 화장실 거울 앞에 내 실루엣이 아직은 더 좋은 것도 사실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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