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빡센 고사성어 완전정복 - 한자의 벽을 넘어 역사의 교양을 쌓는다
이상인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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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고사성어는 어디서 한 번쯤은 들어본 듯하지만, 그 뜻을 짐작하기가 쉽지 않다. 모르는 한자가 들어 있거나, 4 글자의 뜻을 모두 안다고 해도 전체적으로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어려운 고사성어를 좀더 쉽고 재미있게 배울 방법은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따분하고 지루한 고사성어의 장벽을 허물고 쉽고 재미있게 다가갔다는 점이다. 각 고사성어에 유래와 뜻을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예를 들어, 어버이에 대한 지극한 효심을 일컫는 고사성어인 백유읍장(伯兪泣杖)은 `백유가 매를 맞으며 울다.`라는 뜻으로 이에 얽힌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한나라 때 효자로 유명한 한백유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백유가 잘못을 저질러 어머니에게 매를 맞게 되었다. 매를 맞던 백유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 모습을 보고 어머니가 물었다. "지금까지 매를 맞아도 운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왜 우느냐?" 백유가 대답했다. "예전에 어머니의 매는 항상 아팠습니다만, 지금은 어머니의 기력이 쇠하셨는지 매를 맞아도 아프질 않습니다. 이제 어머니께서 늙으신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합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고사성어에 담긴 뜻과 그 유래가 절로 이해될 듯하다. 백유가 한나라 때 효자의 이름이라는 것을 알면, 고사성어를 기억하기도 훨씬 쉬워진다.
 
이야기와 함께 실린 재미있는 그림이 읽는 지루함도 한결 덜어준다. 어렵고 따분한 고사성어를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인다.
 
이 책에는 청소년이라면 꼭 알아두어야 할 고사성어 322개가 실려 있는데, 3급 한자 1,817자를 배우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한다. 400여개 이르는 고사성어들은 15가지의 다양한 주제로 세분화되어 있다. 효孝, 사랑愛, 우정友, 꾀計, 전쟁戰, 정치政, 세태世, 희로애락感 등의 다양한 주제와 관련된 고사성어들이 묶여 있어, 비슷한 주제의 고사성어들을 한꺼번에 배우는 효과도 있다.
 
책의 뒤에 실린 부록에는 각 장별로 가나다순으로도 정리되어 있다. 여러 가지 점에서 쉽고 재미있게 고사성어를 배우며 교양을 쌓는데 적합한 책이라 할 만하다.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나 취업 준비생들도 큰 부담 없이 고사성어에 도전해 볼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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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되는 나 - 믿음으로 산다
조엘 오스틴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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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더욱 멋지고, 더 잘되길 열망한다. <잘되는 나>는 그런 열망을 이끌어내고 도와줄 책이다. 한국과 미국에서 500만부 이상 판매된 <긍정의 힘>의 저자인 조엘 오스틴의 신작이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을 만하다. 

기독교 서적으로, 책 곳곳에 하나님과 성경 책의 내용이 등장하지만, '기독교인들이나 읽는 책`으로 치부해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내용이 가득하다. 지극히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성공의 비법`들과 `행복한 삶의 비밀`이 담겨있으니 비기독교인들이라도 한번쯤 볼 만한 책이다. 

책 속에서 기억하고 싶은 내용 및 구절들을 정리해보았다. 
 
@ 쓰디 쓴 실패를 맛보았다면, 곧 툴 털고 일어나 전진하라. 이때 옆에서 `니 분수를 알아라`는 등의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당장 멀리하라. 부정적이고 냉소적이며 시기심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기 때문이다.
 
@ 말하는 습관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매일 자기 삶을 향해 복을 선포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아무리 몸이 찌뿌드드해도 아침마다 거울을 보며 긍정의 말, 건강을 선포하라. "나는 튼튼해. 건강해." 현실적으로는 이 말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없는 것을 있는 것 같이" 부르라. 실제 상태가 아닌 미래에 되고 싶은 상태를 말해야 한다.
 
@ 어마어마한 꿈을 꾸어라. 복을 기대하고 계획하라. 누구나 믿고 바라는 일은 있다. 문제는 믿는 데서 그치는 것이다. 믿음을 넘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행동으로 나아가야 한다. `언젠가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믿습니다`가 아니라, `지금, 상황이 좋아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라. `언젠가`가 아니라 `지금`이라고 말하는 것이 진짜 믿음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베스트셀러 <시크릿>이 저절로 생각났다. 두 책 모두 `긍정적인 생각과 간절한 믿음이 만났을 때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시크릿>에서는 `지금 있는 것들에 감사하라.`고 한다면, <잘되는 나>에서는 `이미 받은 복을 적어보라`는 식이다.
 
전혀 서로 다른 분야에서 출시된 두 책이 결국에는 같은 내용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단, 주장을 펼치는 방식이나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한 내용에는 차이가 있었다. <시크릿>이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당신의 소원을 들어줄 것`이라며 `우주의 힘`을 말하는 반면에, <잘되는 나>는 기독교 성경 속의 사례를 인용하며 하나님의 능력을 강조한다.
 
<시크릿>은 우주과학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끌어당김의 법칙`을 제시하고 있는 반면에, <잘되는 나>는 기독교인들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하나님의 무한한 능력을 독자들에게 조목조목 설득한다.   

선택은 독자의 몫이다. 어느 쪽이든지, 단돈 12,000원(정가)으로 과거의 부정적인 말이나 생각을 물리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듬뿍 받을 수 있다면 그 가치는 충분할 것 같다. 

일단 둘 중에 하나를 읽기로 선택 했다면, 각 책의 장점에만 주목하자. 어떤 내용이든지 마음 속 깊이 새기고 직접 행동에 옮겨야 효력이 있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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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테라
박민규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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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많은 화제작을 낳은 소설가 박민규. 그의 매력은 한마디로 `新언문일치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일찍이 소설가 김영하는 "박민규에게서 뭔가를 빼앗아올 수 있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그가 창안하여 우리에게 덥석 안겨준, 그 놀랍도록 새로운 문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의 개성 있는 문체의 특징은 뚝뚝 끊어지는 듯 문단 나누기를 통해한 리듬감이라고 할 수 있다. 저만치 뚝 떨어져 있는 문장, 혹은 단어들은 독자들의 가슴 속으로 파고든다. 박민규의 첫 소설집 <카스테라>(문학동네. 2005)는 `新 언문일체`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두 번째 작품, <고마워, 과연 너구리야>는 독특한 줄거리와 이야기 형식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대학 록그룹 싱어로 학교에서 이름을 날리던 주인공은 졸업을 앞두고 대기업 인턴사원으로 취직을 한다. 운좋게도(?) 40대 인사부장은 그에게 호감을 보였고, 단 둘이 술을 마시는 기회도 생긴다.
 
인사 부장이 첫 잔을 따라주며, "회사 생활은?"라고 묻자, 주인공은 간단히 "좋았습니다."라고 답한다. 그리고 한 줄 뚝 떨어져, 첫 번째 "마시게"가 등장한다. 두 번째 잔을 연이어 따르며 인사부장은 "내가 최대한 힘을 써볼까 하는데 자네 생각은 어떤가?"라고 다시 묻는다. 주인공은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말로 잔을 받는다. 그리고, 다시 "좋아. 마시게"로 마무리 된다.
 
이렇게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장면에서 중간에 저만치 홀로 떨어져 추임새처럼 반복되는 “마시게”라는 표현은 독자를 끌어들이는 흡입력을 발산한다. 연신 채워지는 술잔을 연달아 비운 주인공은 아찔하게 취기가 오르고, 이는 독자들에게까지 전해질 듯 생생하다.
 
잔뜩 술에 취한 인사 부장은 늦은 밤 택시 속에서 주인공의 허벅지를 쓰다듬는다. 24시간 사우나에 도착한 두 남자는 결국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는다. 흔치 않는 두 남자의 농밀한 정사 장면은 낯설고 어색할 법 하지만, “마시게”의 짙은 여운이 이를 무마시켜준다.
 
알코올 기운과 사우나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인사 부장에게 몸을 내 맡긴 주인공은 담담히 되뇌인다.
 
"잠깐이다. 후회는 없다. 돌이켜보면 딱히 하고 싶은 일도 없었던 청춘이다. 경쟁자는 많고 취업은 힘들고, 세상은 엉망이었다. 잠깐이다. 잠깐이다. 잠깐이다."
 
하지만, 잠깐 후 주인공은 더욱 쓸쓸해지고, 눈물이 난다. 이때, 자욱한 수증기를 뚫고 등장한 너구리. 어쩌면 너구리야 말로 이 작품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너구리가 환상적인 비누칠을 선보이자 주인공은 그만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릴 뻔한다. 그리고 이 작품의 제목을 힘차게 외친다. “고마워, 과연 너구리야”아리송하기만 했던 이 작품의 제목이 절로 이해가 된다.
 
하지만, 왜 꼭 사람이 아닌 너구리를 등장시킨 걸까? 소설은 끝났지만 궁금증은 남는다. 그저 작가의 상상력으로 치부해버려도 그만이지만, 독자로서 나름의 추리력을 발휘해 보았다.
 
단서는 작가 박민규가 너구리에 대해 내린 정의이다. 그는 '너구리는 즐거움 그 자체로 세상 사람들의 혼을 빼 놓기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도망 다녀야 하는 힘겨운 운명에 처한 멸종 위기의 동물`이라고 설명했다.
 
즐거움, 재미는 최첨단 사회에서 유일한 위안이며 살아가야할 이유이면서도 동시에 인생을 파멸로 이끌어갈 수 있기에 최대한 피해야만 할 것이 되어 버린지 모르겠다. 작가는 인간의 본성인 쾌락과 즐거움을 억누르고 외면하여 그것이 주는 따스한 위안까지도 잊어버리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자극을 주려했던 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작가 박민규의 소설이 깨달음이나 가르침을 대놓고 전하는 부류는 절대 아니다. 어떤 이야기를 하든지 작가의 목소리는 거칠거나 무겁지 않다. 작가 스스로의 고백처럼, 결국 그가 독자에게 바치고자 하는 것은 한 조각의 빵, 카스테라니까. 보드랍고 따스한 위안을 안겨주는 달콤한 카스테라 한 조작, 딱 그 만큼 박민규의 작품은 유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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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증의 기술 -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쓰기의 모든 것
앤서니 웨스턴 지음, 이보경 옮김 / 필맥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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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고나서 얻은 가장 큰 배움은 '논증의 기술'이 생각보다 아주 쓰임새가 많은 유용한 기술이라는 것이다. 맞선을 강요하는 부모님 설득하기, 직장에서 논리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말하기, 그리고 대입 수능 시험이나 취업 및 승진 시험까지. 논리적인 글쓰기의 적용 범위는 무궁무진했다. 

이렇게 삶 속에서 다양하게 사용되는 논증을 위한 간단하지만 유용한 기술들이 이 책에는 쉽고 재미있게 설명되어 있다. 이 책의 저자, 앤서니 웨스턴은 철학 교수임에도 이론적 설명보다는 실용적인 내용들을 알차게 담았다. 아주 얇고 가볍지만 실제적이고 유용한 내용으로 가득찬 실속있는 책인 셈이다. 

 책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은 바로, 세상 모든 엄마들이 하는 '올해는 결혼해라'는 잔소리에 대처하는 방법이었다. 당장 올 가을 추석 연휴에 사용해 볼 수 있겠다. 책 속에 예로 제시된 구절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의 어머니가 줄리엣에게 한 잔소리다.

이제 결혼을 생각해봐야지. 너보다 더 어린, 이곳 베로나에서 존경받는 귀부인들은 벌써 엄마가 되었단다. 내 계산에도, 나는 네 나이 때 이미 너의 엄마였단다. 그런데 너는 아직 미혼이구나.

15세기 줄리엣이나 21세기 우리나 어머니에게 듣는 잔소리는 전혀 다를게 없었다. 변함없는 엄마들의 잔소리에 짜증이 솟아오르지만 잠시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우리는 과연 위 주장을 일반화된 결론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까. 
 
저자는 위 주장을 무턱대고 받아들이기 전에 논리를 꼼꼼하게 살펴보며 반박할 점을 찾아볼 것을 권한다.
 
먼저, `베로나에서 존경받는 귀부인`와 같이 많은 수의 사람들을 묶어서 설명할 때에는 최소한 둘 이상의 예를 들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위의 주장에는 이에 대한 예시가 없으니 우선 무효이다.
 
거론된 예들은 정확한 사실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정밀한 논증을 위해서는 정확한 자료 조사가 필수이다. 실제로 베로나에 살고 있는 존경받는 귀부인들이 대부분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는지 정확한 통계 자료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예로 거론된 사람들이 대표성이 있는지도 중요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기혼 여성들, 그것도 결혼한지 5년 이상된 여성들만 모아놓고 조사한다면 당연히 아이가 있는 여자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논증은 신뢰할 수 있는 전제들에서 시작해야 한다. '많은', '대다수의' 와 같은 애매한 표현은 곤란하다. 구체적으로 몇 퍼센트의 여자들이 평균 몇 세에 결혼하여 아이를 낳았는지를 정확한 숫자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이를 반박할 사례가 있는지도 확인할 것을 권한다. 반례가 떠오르면 언제든지 자신이 내린 결론을 수정해야 한다. 원래의 주장을 완전히 포기할 수도 있고, 그저 한 발 뒤로 물러설 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위와 같이 생활 속의 사례를 통해서 살펴본 `예를 통한 논증`의 규칙은 실제 삶 속에서도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을 듯하다. 이외에도 책에는 9가지 다양한 논증을 위한 규칙들이 쉽고 재미있게 설명되어 있다. 부록에는, `비판적 사고`나 `논리적 글쓰기`에 대해 보다 깊게 파고들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추천서 목록까지 꼼꼼하게 제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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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스트로 정명훈의 Dinner For 8 - 사랑하는 아내와 세 아들, 그리고 그들의 미래 반려자들과 함께
정명훈 지음 / 동아일보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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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마에스트로, 정명훈. 그의 요리책에는 소박한 꿈이 담겨있다. 지금은 세계 각지에서 흩어져 살고 있는 장성한 세 아들들이 모두 결혼하면 8명의 대가족을 위해 직접 요리를 해서 함께 먹는 것이다. 그의 꿈에 꼭 필요한 웰빙 레시피와 그에 잘 어울리는 클래식 음반 이야기까지 한권의 요리책에 담겼다. 

첫 장을 펴자, 세계를 누비는 음악가답게 푸아그라, 캐비아 등 최고급 재료로 만든 고급 요리들을 즐길거라는 편견은 일찌감치 깨졌다. 텃밭 가꾸기가 취미인 아내를 닮아, 텃밭에서 직접 가꾼 루콜라로 만든 신선한 샐러드와 기르는 닭이 갓 낳은 따끈한 달걀로 만든 오믈렛을 즐겨 먹는단다. 어쩌다 생긴 자투리 재료, 파뿌리나 당근 줄기 하나도 결코 소홀히 하는 법이 없다. 먹다 남은 와인은 항아리에 부어놓고 한 일주일 기다려 신맛이 강하고 맛있는 와인 식초를 직접 만들어 먹는다.
 
브루스케타, 마늘 빵 등 간단한 애피타이저부터, 신선한 샐러드, 다양한 파스타와 샌드위치 그리고 고기와 생선 요리들까지. 하나같이 간단하고 쉽게 만들 수 있는 이탈리안식 웰빙 요리이다. 일반적인 요리 책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칙피' 등을 이용한 새로운 웰빙 레시피들이 눈에 띈다. 칙피는 지중해 연안이나 남아메리카에서 즐겨먹는 콩으로, 빵에 발라 먹는 스프레드나 스프를 만들어 먹으면 좋다고 한다. 

본격적으로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추천하는 웰빙 요리와 잘 어울리는 클래식 음반 이야기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위대한 음악가 베토벤의 '교향곡 제 9번 합창곡'을 그는 이렇게 평했다.  

"위대한 베토벤 스스로도 최고의 작품이라 여겼던 <교향곡 제9번 합창곡>은 기쁨을 나누는 자리에 잘 어울린다. 고뇌를 넘어 환희에 이르는 감정이 극치의 경지를 이루고 있어 벅찬 감동을 경험할 수 있다."
 
이 곡을 들으며 먹으면 좋을 음식으로는, 게와 새우, 그리고 새우 국물을 뭉근히 끊여 만든 `게소스 스파게티`를 추천했다. 진한 풍미의 게소스 만드는 법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다음으로, 서정적이고 로맨틱한 선율이 잘 살아 있는 슈베르트의 '교양곡 제 3번'을 들을 때는, 토마토를 곁들인 상큼한 오이페타치즈 샐러드를 추천했다. 
 
부부나 연인끼리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할 때는 제철 가지를 듬뿍 넣고 만든 토마토소스 스파게티와 함께 드보르자크의 '세레나데'를 들어보자. 현악기만으로 연주되는 부드럽고 정감 어린 선율이 사랑하는 이들의 속삭임처럼 들릴 것.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음색이 특징인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은 연인들의 감미롭고 로맨틱한 분위기 연출에 더없이 좋으며, 구운 가지에 치즈를 듬뿍 올린 가지 라자녜와 잘 어울린다.
 
우리나라 CF에도 많이 쓰여 귀에 익은 선율인 에릭 사티의 <너를 원해>는 달콤한 디저트, 애플 크럼블을 연인과 한입 씩 나누어 먹으며 들을 수 있는 예쁜 곡이다.
 
다소 나른해지는 한여름 점심 식사로는 시원한 생 토마토 스파게티를 추천하며, 함께 들을 곡으로는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을 추천한다.
 
소박하지만 내공있는 웰빙 요리 레시피와 그에 어울리는 음악까지 추천하는 내공이 예사롭지 않다. 알고 보니, 그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요리하는 것을 무척 좋아해 부모님이 운영하는 코리안 식당의 주방일을 거들었다고 한다.
 
위대한 지휘자의 숨겨진 삶을 엿보는 즐거움과 함께, 웰빙 요리와 함께 들으면 좋은 클래식 음반 추천까지. 그야말로 오감을 자극하는 제대로 된 요리책으로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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