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혁명가 김원봉
허영만 지음 / 가디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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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는 당위성도 알고 있고 관심도 많은데 나름 열심히 공부해도 여전히 역알못인 제게 한국근대사는 더더욱 어려워요.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하지) 않는 것도 있고 여러 이유로 알려지지 않은(감추고 있는) 것도 있으니까요.


독립운동가 김원봉이라는 이름을 처음 접한 것도, 부끄럽지만 영화 '암살'에서였어요. 조승우 배우의 특별출연으로 화제가 되었고, 등장에서 '나 밀양사람 김원봉이오.'라는 짧은 대사가 인상적이어서요. 의열단은 알고 있었지만, 의열단 단장이었던 김원봉까지는 기억하지 못했던 거 같아요.


이번에 만화가 허영만 님의 글과 그림으로 김원봉의 삶을 다룬 책이 나와서 읽어봤는데요.


책은 독립운동가 김원봉을 독립혁명가 김원봉이라고 표현했네요.


책에서는 김원봉 한 사람의 일대기와 영웅성에 초점을 맞췄기보다는

김원봉을 중심으로 한 의열단의 독립운동기에 초점을 맞춘 듯해요.


자극적이지 않게 적절하게 사진을 넣어서, 당시 일제의 만행이 얼마나 끔찍했는지도 보여줘서 당시 시대 상황을 알 수 있는 좋은 자료도 될 것 같고요.


무엇보다 좋았던 건, 김원봉 한 명이 아닌 우리가 알지 못하는 독립운동가들의 활동과 비극적인 죽음을 알 수 있었다는 거예요.

이 땅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우리는 너무 모르고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유명한 몇 명 외에도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나라를 위해 젊음을, 하나뿐인 인생을 걸었는데 말이에요.

 

반대로 당시 대표적 친일파였던 노덕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밝혀주신 것도 참... 씁쓸하네요.


권선징악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래전부터 전래동화로 전해질 정도로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알려줘야할 기본적인 도덕인데, 그게 반대로 된 우리나라 사회는 확실히 문제가 있어요. 

광복 후 독립유공자에 대한 대우를 제대로 안 해주고 친일파가 득세한 것부터가 동시대 사람들에게 잘못된 도덕관념과 사회의식을 심어주었죠. ㅠㅜ


독립혁명가 김원봉의 삶을 그가 세운 업적을 떼고 생각해도 참 대단하죠.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기 자신의 안위를 바랄 텐데,

개인의 욕망을 버리고 신념을 위해 희생한다는 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의열단 단원들을 비롯한 독립운동가 모두요.


​책을 통해 의열단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되기도 했는데요.

비폭력 평화주의 독립운동의 무력함을 깨닫고 게릴라식 무장 투쟁을 주도했던 항일단체로 서로의 신분이 노출될 것을 우려하여 점조직으로 운영되는 비밀조직이었고.


책 중에 단장과 단원들 사이의 공백을 유자명과 김산이 메웠다는 내용이 있어요.


이런 우연한 타이밍이 저는 너무 신기한데,

이 책 받기 얼마 전에 김산의 삶을 다룬 <아리랑>도 접했거든요.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시대를 살며 비슷한 일을 했던 두 사람에 대한 비슷한 책(그래픽노블)을 읽게 된 거죠.

두 분 다 정말 인간의 한계, 대의를 위한 희생의 숭고함을 느끼게 해요.


그리고 안타까움도요.ㅠㅜ


현재 우리나라에서 김원봉 같은 분의 삶이 조명되지 않는 이유가 이념, 사상 문제 때문이잖아요.

공산주의자였다는 것 때문에....


하지만 독립운동을 했다는 건 분명한데 이렇게 묻혀야 한다는 게,

후손들이 감사는커녕 제대로 알지도 못한다는 게 너무 안타까워요.


<독립혁명가 김원봉> 같은 책이 많이 나와서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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