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 구름 한 점 없이 맑다가 늦은 오후부터 흐림

 

며칠 전만해도 뒷뜰에는 개나리가 한창이었다.

이제 개나리는 지고 잎들이 올라온다.

십년 전, 작은 개나리 몇 개를 심은 것이 퍼져 뒷뜰을 뒤덮었다.

얼기설기 얽혀 있는 개나리는 봄 한때 잠시 피었다가 여름내내 벌레들의 천국이 되었다.

그리하여 개나리를 없애버리는 게 콜 수사님(형부에게 붙인 별명)의 숙원사업이 되었다.

어제, 오늘 숙원사업을 해치웠다.

콜 수사님은 속이 시원하다고 했다.

지저분한 개나리가 사라지니 내 속도 시원하다.

머리 깍고 수염까지 싹 다듬은 뒷뜰.

땅을 돋우고 방수목까지 하면 새로운 뒷뜰이 되겠지.

개나리가 사라지니 앞 집 정원이 이 집 정원 같다.

어느 것이든 누리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이 장땡이다.

그런 의미에서 소유는 아무  것도 아니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불행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서 얻는 행복이란 것도 영원할 수 없는 것이다. 도대체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일까? 나도 행복해지고 타인도 행복해지는 길, 다함께 행복할 수는 없을까?"

부처님은 출가하시기 전 이러한 의문 속에서 회의와 번민을 거듭하다, 소유욕에 기반을 둔 이 현존의 삶의 방향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던 것이다. 즉 '소유의 독점과 확대'라는 목표를 갖고 있는 한 우리는 다함께 행복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신 것이다.

법륜,실천적 불교사상, 정토출판, 47쪽 

내가 하는 모든 것이 소유에 뿌리를 두는 한, 그 모든 노력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소유의 가치를 버림으로써 욕망을 일으키지 않고, 욕망을 일으키지 않음으로써 악업을 쌓지 않는다. 또한 내가 소유하지 않은 만큼 타인에게 돌아가게 하니 타인까지 이롭게 한다. 따라서 소유가 없으면 주종의 인간관계가 없어지고, 지배와 복종이라는 불평등이 소멸되며, 이리하여 일체의 고통이 소멸되는 길이 열린다.

법륜,실천적 불교사상, 정토출판, 47쪽 

부처님의 말씀을 들으니 뒷뜰의 개나리가 사라지듯 속이 시원하다.

"소유하지 않는다, 욕망을 일으키지 않는다."

불교에서 소리는 물질이라고 한다.

소유하지 않기 위해, 욕망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소리를 내본다.

"소유하지 않는다, 욕망을 일으키지 않는다."

나의 말이, 나의 앎이, 나의 삶이 되길......

나는 가짜 인생을 살고 싶지 않다.

 

 

노란 개나리꽃이 보이시는가. 뒷뜰을 뒤덮은 개나리였다.

 

이제 개나리는 사라졌다. 말끔해진 뒷뜰을 보시라.

 

개나리나무가 얼마나 야물게 엉켜있는지 전지 가위로 가지를 잘라내고 톱으로 나무둥지를 잘라냈다.

 

잘라낸 개나리가 산더미다. 콜 수사님이 자르고 옮기는 건 윈디 몫.

뒷뜰이 말끔해진 기념으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쓰레기를 버렸다.

모으니 한 차 가득.

현이를 데리고 쓰레기 소각장에 다녀왔다.

 

현이의 전용 자동차 시트. 바구니라 옮기기 쉽고, 잡기도 편하다. 

 

며칠 전 돌풍에 나무 덮은 비닐이 다 날라갔다. 오늘 저녁에 비 예보가 있다.

비닐을 앞뒤, 좌우, 위에까지 꼭꼭 여며주었다.

 

 

 

야외에 스피커가 설치되었다. 김광석의 음악을

 

파라솔 아래에서 들었다. 말이 달려가는 듯한 구름이 지나갔다.  천마총의 천마도에서 본 그 말이다.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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