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7일 새벽에 비와 강풍, 오후에 그치고 맑음
새벽에 강풍이 불었다.
산이 울부짖었다.
나무도 흔들리고 먹구름이 몰려다녔다.
임시로 설치한 플라스틱 루프에서 나는 소리가 그대로 전해졌다.
집 날라가는 줄 알았다.
서울아저씨네 밭에 비닐이 바람에 다 벗겨졌다.
"가보니까 파를 잔뜩 심어놓으셨어."
"파가 아니고 마늘이다."
"..."
길죽한 이파리가 나와 있길래 파인줄 알았다.
나는 매일매일 배우는 무지랭이다.
"오늘 함양 장이다. 장에 가서 전 거리 사서 전 부쳐 먹자."
함양 장에서 피순대를 맛보았다. 오로지 소피로만 만든 순대다.
젓가락으로 조금 집어먹어보니 뒷맛이 고소하다.
함양에는 병곡막걸리가 유명하다는데 함양막걸리만 있어서 관뒀다.
장을 보고 상림숲에 갔다.
나무들이 새옷으로 갈아입었다.

나뭇잎과 가지들의 몸짓을 보라.





숲의 광대, 점박이.

상림숲은 강을 따라 넓고 길게 만들어져 있다. 옛 것과 새 것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
함양사람들의 안목이 남다르게 느껴진다.

어제 비가 많이 내려서 다리 밑으로 강물이 힘차다.

이런 색은 누가 어떻게 만들어 내는 걸까?

함양 <군민의 종> 누각. 단청과 조각이 화려하다.
종 밑을 만져보니 두께가 20센티는 족히 넘을 것 같다.
종이 내려앉을 일 없을테지만 손이 부서질까 금세 빼고 말았다.
산골에 와서 보니 나는 겁이 무지 많다. 산 기운을 받으면 나아지겠지.^^

오는 길에 죽전 저수지에 들렀다.

나는 둑길이 좋다.~ 붉은 스카프를 휘날리며 느님이 오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