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집 지을 마당 앞에 청매화꽃이 폈다.

그곳에는 손때묻은 것, 지나간 것들이, 뭉쳐진 휴지조각처럼 앉아있다.

집아, 너는 이제 부서질 운명인 걸 아니?

봄맞이 파종. 상추와 쑥갓, 당귀, 모듬채소씨를 샀다.
일할 때 편하게 신고 벗을 수 있는 쓰리빠도 샀다.
이래봐도 형부의 예리한 감각에 낙찰된 쓰리빠다.
아마 거창시장에서 가장 세련된 쓰리빠가 아닐까?

씨를 뿌리는 세심한 손길. 여기까지 하는데 몇가지 선작업이 있었다.
1.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비닐을 걷었다.
2. 삽으로 땅을 팠다. 안에 있는 고운 흙이 밖으로 나오게 하는 작업이다. 일명 밭갈기.
3. 괄쿠리로 파헤쳐진 흙을 일구었다. 흙을 돋우고 평평하게 하는 작업이다. 작은 둔덕만들기
4. 검지손으로 씨를 뿌릴 고랑을 만들어 준다.
5. 이제 고랑에 씨를 솔솔 뿌려준다.
6. 씨를 뿌린 다음 덩어리진 흙으로 고랑을 메워준다.
그러니까 씨는 그냥 뿌리는 게 아니다.

이 씨앗이 여자들에게 그렇게 좋다는 당귀다.
여성의 명약 <사물탕>에 군약으로 들어가는 당귀는 피를 생성하는데 탁월하다.

씨를 다 뿌리고 펜스까지 쳤다. 왜 펜스를 쳤을까요? 도둑놈이 따가지 말라고?!
글쎄요.....?

펜스를 치기 전의 현이. 흙에다 코를 박고 있네요.

펜스를 친 후 현이. 시무룩해.^^ㅋㅋㅋ

새로 산 슬피러를 신고 우엉과 한 컷. 우엉을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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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엉, 찾아보셨나요? 눈을 씻고 봐도 우엉이 안 보인다구요?
슬리퍼 앞에 다섯 장의 잎이 보이나요? 그게 우엉잎이에요. 그걸 파면 우엉뿌리가 있지요.
간장에 조려 김밥에 넣으면 최고의 김밥이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