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너서클
손광식 지음 / 중심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30년간 기자생활을 한 저자가 신문지상에 공개하지 못한 파일을 열었다. 그것도 당시의 인물들이 했던 말을 녹취한 형식 그대로... 직업상의 필요로 이 책을 읽게 되었지만 처음 책을 폈을 때는 기대도 있었다. 한국의 이너서클에 대한 전문가적 입장이겠거니, 그런 기대말이다.

그런데, 이책은 3류 여성지의 가십거리 수준의 글들을 마구 내뱉는다. 당시의 이런 비리가 이렇게 저질러졌고, 이런자가 이런말을 했으니, 자~ 독자여러분 놀라워하시라, 뭐 이런투다. 그런데,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새삼스러울 이야기도 아니다. 매일 신문지상에서 떠드는 것이 권력층의 부패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책의 내용이 더 새로울 것도 없다.

또한, 책에서 거명하는 인물들의 대화를 들어보면서 그들에 대한 정보를 준다고도 여기는 것 같다. 하지만, 이미 역사속에서 이들이 어떤 인물들인지 파악된 상태에서 이 또한 식상한 이야기다. 기자생활을 30년씩이나 하고 권력층에 가까이 귀를 대로 있었던 사람으로서 당시 녹취한 대화를 자신의 생각이 가미되지 않은채, 내뱉는 것은 다른 것을 기대하는 독자들에게 무책임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 스스로가 한 한국의 이너서클에 대한 분석은 미미하다. 생생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하지만, 당시의 누가 어떤 대화를 했는지... 이것을 옮기는 것은 말하는 당사자의 상황과 주관이 담겨있어 객관성이 없다. 그렇기에 여성지의 연애인 가십거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마치, 행복한 부부인양 호들갑을 떨다가 몇달 지나지 않아 이혼소송하는 연애인 부부의 사생활을 심층인양 보도하는 것과 다름없다.

역사속에서 한국의 권력층들이 저질러온 쓰레기같은 짓들은 이미 판명이 났다. 전,노는 구속되었고 박 또한 역사의 독재자로 낙인찍혔다. 그런데, 이렇게 구구절절 그들의 사생활을 제시하면서 미화(저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어쨌든 미화다)하는 것은 시야를 흐리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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