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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이니 제발 조용히 해줘 - 레이몬드 카버 소설전집 3
레이몬드 카버 지음, 안종설 옮김 / 집사재 / 1996년 6월
평점 :
절판
모두 4편의 에세이와, 15편의 단편 소설들이 묶여 있는 소설집이다.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들은, 책 표지에 나온 말 그대로, '소설은 이래야 하지 않을까'
하는 감탄을 자아낸다.
일상에서 일어 날 수 있는 일들을 지극히 담담한 어조로 풀어 나간다. 마치 낡은 흑백
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사실적이고, 한편으로 초라해 보이지만, 사람을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무엇인가가 숨어 있다.
'글쓰기에 대하여' 라는 에세이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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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의 기본적인 정확성은 글쓰기의 유일한 도덕이다 - 에즈라 파운드' 물론 그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만약 한 작가가 '진술의 기본적인 정확성'을 확보
하고 있다면 적어도 길은 제대로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내 책상 맡에는 체홉에 단편에서 따온 문장 하나가 적힌 카드도 붙어 있다.
"..... 갑자기 모든 것이 그에게 있어 명료해졌다."
작가라면 다소 멍청하게 보일지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고, 가끔은 절대적이면서도
소박한 경이로움으로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입을 쩍 벌리고 이런저런 사물 - 일출도
좋고 낡은 구두 한 짝도 좋다 - 을 멍하니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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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재미있었다고 생각되는 단편은 표제작 '부탁이니 제발 조용히 해줘' 와,
'춤추지 않으시겠어요?' 라는 작품이다.
기묘하면서도, 왠지 인간이 사는 듯한 느낌이 전해지는 단편이다.
단편 소설을 쓰고 싶다면, 이 작가의 방식을 배워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