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운영 중인 블로그를 학생과 학부모님께 알려드리지 않았다. 경력이 15년차 되었을 때나 블로그를 활용하여 소통과 학생 개별 작품 피드백하기를 고려해 볼 것 같다. 왜냐하면 신규 시절 나의 나이에 관련하여 학생으로부터 전해들은 학부모님의 발언이 무척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신규 시절 처음 맞이한 학부모 총회 날, 기대하는 마음으로 나의 교육관과 학급 운영 방식을 설명하고 교실에 오신 학부모님과 웃으며 소통했다.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잘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 날 우리 반 학생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 선생님 , 우리 엄마가 선생님 너무 어려서 술은 마실 수 있냐고 했어요. "
지금은 당황하지 않고 여유있게 대처하며 " 어, 그래. 선생님 이제 건강 생각해야 해서 술 줄이고 있다고 전해드려. 그런데 부모님이 선생님한테 할 말씀으로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네. " 정도로 마무리했을 테지만 그때는 정말 충격이었다. 교생 때도, 사립학교에서 6개월 간 근무했을 때도 받지 못한 대우였다. 그런데 정교사로 발령받은 후 학부모와의 첫 만남 때 이런 피드백이 온다니? 내 전달력이 문제였을까? 교생 때 전체 교생을 대상으로 공개수업을 2번 했었고 교사가 되기 전에는 일반인 대상으로 독서모임을 운영하면서 수많은 발제를 도맡았지만 발표 태도나 전달력을 지적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학부모의 말에서 나의 전문성을 인정해주지 않는 태도를 읽었고 모멸감을 느꼈다. 그 해 원격과 집합 연수를 포함하여 교사 연수로 540시간을 들었고 그 다음 해에도 몇 백시간 이상의 연수 시간을 들으며 학급 운영에 대한 전문성을 쌓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공교롭게도 그 해로부터 2년 뒤 그 때 그 학생의 동생의 담임을 맡게 되었다. 동생의 담임이 된 해에는 전적으로 신뢰하는 태도로 대해주셨지만 그 학부모님과 소통할 때마다 그 발언이 떠올라서 씁쓸했다. (덕분에 주량이 아주 쬐금 더 늘었어요..)
그렇지만 ' 책먹보심선생 '님의 블로그 활용 수업에는 배울 점이 많았다. 특히 ' 폰카시 ' 수업 방식은 파워 앱스를 통해 구현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폰카시 '는 핸드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제출하고 사진을 주제로 짤막한 글을 쓰는 것이다. 교사는 제출한 사진을 컬러로 출력해주면 학생들은 ' 시 공책 '에 붙이고 글쓰기 내용과 시를 정리한다.
이 과정을 파워 앱스로 구현한다면 학생들에게 태블릿으로 접속한 앱스로 사진을 제출하라고 하고 제출받은 사진과 글을 쉐어포인트에 업로드한다. 이후 파워오토메이트를 활용해 쉐어포인트에 데이터로 쌓인 글을 AI가 첨삭해주고 첨삭한 내용을 학생들에게 메일로 보낸다. 학생들은 메일로 온 피드백을 확인하고 글을 재수정하여 업로드한다. 교사는 재수정한 글을 개별적으로 첨삭하며 완성된 글과 그림을 시집으로 발간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한 글쓰기 첨삭 프로그램을 이번 OJT 프로젝트로 발표하신 선생님이 계셨다. 앞의 방법으로 ' 폰카시 '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먼저 마이크로소프트 학생용 계정이 필요하다. 현재 내가 혼자서 만들 수 있는 과정은 파워 앱스로 학생들에게 폰 또는 태블릿으로 찍은 사진(우리 학급에는 핸드폰이 없는 학생도 있으므로 태블릿만 활용할 것이다)과 글을 쉐어포인트에 업로드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후 파워 오토메이트와 연결해서 AI가 첨삭한 내용을 메일로 보내는 과정은 추후 연구가 더 필요하다. 그렇지만 좋은 아이디어인만큼 당장 2학기에 적용하기는 어렵더라도 점진적인 노력을 통해 프로그램으로 구현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