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번치현 - 일본 근대국가 탄생의 무대 뒤
가쓰타 마사하루 지음, 김용범 옮김 / 교유서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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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교유 서포터즈로 선정되었을 때 7월 선택 도서를 ' 폐번치현 '으로 골랐다. 일본 역사학자가 출간한 책이라 흥미가 있었고 일본의 근대화 정책이 어떠한 방법으로 추진되었는지 자세히 살펴보고 싶었다. 이 책을 읽기 전 궁금했던 것은 왜 메이지 천황이 폐번치현을 단행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떠한 과정으로 폐번치현이 이루어지게 되었는지 알고 싶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두 가지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찾게 되었다.

메이지 천황은 왜 폐번치현 정책을 시행하게 되었을까? 의외였던 것은 처음에 메이지 천황 정부가 폐번치현을 의도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천황을 인정하지 않은 막부군이 신정부군과 전쟁을 벌였던 우에노 전쟁에서 천황의 신정부군이 승리한 이후 천황의 주권이 더 강화되었다. 신정부군과 전쟁을 벌이면서 번의 경제력은 약화되었고 실질적인 전쟁을 다이묘(번주)가 이끌지 못하면서 무능하다고 여기는 인식이 높아져 권위가 떨어졌다.

당시 일본 사회에서는 영지민들에게 좋은 평판을 얻는 일이 중요했기 때문에 다이묘의 평판 추락은 그들에게 위협적이었다. 다이묘는 높아진 천황의 권위를 인정하면서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판적봉환을 선택했다. 판적봉환이란 영지와 영민을 천황하게 반환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의 봉건 체제와 천황 중심의 중앙집권 체제에서 각 행정 구역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 지 내부에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중앙집권 체제인 군현과 봉건 체제를 반씩 섞은 체제, 군현제, 기존의 봉건 제도 등 중신들의 의견이 갈리었다.

판적봉환에 의해 천황에게 토지가 할당되면서 중앙집권화가 이루어졌다. 다이묘들이 기존에 다스리던 영지에 대한 권리를 천황에게 이양하면서 독립적이었던 번이 중앙정부에 속한 지방행정 구역으로 바뀐 것이다. 또 기록적인 흉년으로 관리가 힘들어진 번이 폐번을 희망하는 경우도 늘어나게 되었다. 이후 중앙정부는 번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번제'를 제정한다. 번제의 내용은 중앙정부에 군사비를 납입하는 것이 의무화하는 것이었다.

즉 신정부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반발을 제압하고 새로운 개혁 정치를 단행하다 보니 폐번치현 정책을 시행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각 역사적 흐름에 관한 여러 인물들과 그의 생각 등을 구체적인 자료로 제시해주어 살펴보기 좋았다.

흥미로운 점은 중앙정부에서 파견한 지방관을 철저히 감시했다는 것이다. 또 이 책의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폐번치현을 단행하게 된 까닭에는 서구 세력들을 대하면서 그들과 대등한 관계를 맺기 위해 중앙집권화를 서두르기도 했다. 여러 개혁을 서두르면서도 ' 개혁에 저항이 있을 경우에는 위압적으로 강행할 것 '이라는 방침이 인상적이다.

여러 해 동안 독립적으로 운영되어 왔던 번들을 해체하고 중앙정부가 관리하기 시작하면서 발생한 문제점과 갈등 해결 과정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일본의 근대화 과정과 중앙집권 국가가 되어가는 모습을 확인하게 되었다. 교유서가 인문 책을 통해 궁금했던 내용을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유익한 독서였다.

본 리뷰는 교유서가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의 주관적인 느낌을 기록하였습니다.


https://blog.naver.com/coin116/223506035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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