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와 변호사의 좌담을 책으로 엮어낸 이 책은 현장의 선생님들이 학생, 학부모, 동료 교사, 관리자로부터 겪는 어려움을 다양하게 다룬다. 때로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해결한 방법을 설명하기도 하고 변호사를 통해 관련 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학교 현장과 관련된 법을 해설하는 책들은 이미 많았다. 이보람 변호사의 『학교폭력 대처법』 도 있고, 박종훈과 정혜민 변호사가 공저한 『교권, 법에서 답을 찾다』도 있다. 나는 정혜민 변호사의 법 관련 강의를 듣고 나서 책을 읽어보았는데 판례 중심으로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어서 어떤 맥락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이 문제가 되는 지를 파악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이 책은 앞의 두 책과 다르게 교사가 직면하는 학교 현장의 총체적인 어려움을 때로는 거시적으로 보거나, 또 한편으로는 개별적인 학급의 세세한 면을 들여다 보는 학교 현장에 있는 선생님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담았다. 길지 않은 책의 분량에 비해 다루고 있는 내용이 많아 좀더 자세하게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을 만큼 막연하게 비쳐지는 때도 있었지만 공감이 가는 구절들이 많았다.
가장 이상적으로 느껴졌던 것은 공식적인 창구 만들기이다. 지난 주 일요일 오후에도 학생의 개인 문자가 와서 전체적으로 지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오후에 또 학생의 개인 문의가 왔다. 학생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불편한 마음이 든다. 기한 내에 알려야 하는 내용이 많고 원격 학습일, 등교 학습일이 나뉘어 있다보니 전달이 안될 때가 많아 개인 번호를 공개하였는데 퇴근 시간 이후에도 개인 문의가 온다는 것은 나의 휴식을 방해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
만약 공식적인 창구가 있고 이를 통해서만 연락이 된다면 퇴근 시간 이후의 연락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편한 감정이나 갈등이 더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하이클래스 앱에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앱을 통해 정해진 시간 동안 문자와 전화를 주고 받도록 하였는데 작년에 써보니 중간에 끊기거나 연결이 되지 않을 때가 많아 결국 쓰지 않게 되었다. 그렇지만 방과 후 연락으로 불편한 마음을 느껴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는 하이클래스 앱을 쓰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여러 사람과 다양한 입장이 얽혀 있는 학교이기에 함께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이 많다. 서로의 입장을 헤아리고 다른 생각을 존중해야 하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교사를 대하는 사회적인 시선과 제도가 미비하다는 것에 동감하며 이를 보완하고 개선하기 위해 개인적인 의견을 쌓아나가는 노력을 계속해나가야겠다.
또한 온라인 학습 상황에 관계가 줄어든 학생들을 서로 이으려는 노력,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 피드백으로 혼란스러운 학부모와 소통하려는 노력도 계속해나갈 것이다. 2주 정도 지났는데 학생들과의 연결 고리는 충분히 잘 만든 것 같아 내심 뿌듯하다. 새롭게 가입하게 된 연구회 활동도 열심히 하면서 교육과정 전문가로 학부모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올해도 힘차게 끌어나가야겠다.
*본 리뷰는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