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그날 - 6.10민주항쟁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유승하 지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 / 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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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체제에서 국가가 자행한 폭력은 시민들의 자유 뿐만 아니라 소중한 생명까지 박탈했다. 희생된 시민들의 죽음은 거짓과 변명으로 덧씌워져 국가의 폭력에 의해 희생된 것이 아닌 어처구니 없는 사건으로 조작되었다. 6·10 민주항쟁의 촉매제가 되었던 故 박종철, 故 이한열의 죽음을 만화로 만든 『1987 그날』에서는 암울한 시대를 살아가는 몇몇 인물들의 이야기와 함께 독재 체제의 폭력성을 드러낸다.



몇몇 정치 집단과 반공교육을 받은 5060을 제외하고는 민주화 운동 = 빨갱이로 보는 인식은 이제 거의 없다. 그렇지만 희생자에 대한 존중과 예우는 아직도 부족하다. 그들의 희생을 기리면서 앞으로도 국가의 폭력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계속 고민하고 생각해야 한다. 이 책 『1987 그날』을 읽으면서 6·10 민주항쟁을 다룬 다른 책이나 영화보다 흡입력은 부족하지만 아픈 역사를 살아간 개인들에 대해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었다.



학생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진주'와 사회에서 주입된 인식으로 학생 운동에 참여하는 대학생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나리'는 민주화 운동을 다룬 매체에서 한 번쯤 보았을 법한 흔한 캐릭터였다. 그들의 이야기는 더는 새롭거나 특별한 것이 없었고 인물의 생각이나 대화도 작위적으로 느껴질 때가 많아 흥미롭지 않았다. 그렇지만 언니 '혜진'이 자살하고 고통 받는 어머니로 힘들어하는 '혜승'은 인상적이었다.



'혜진'은 학생 운동에 참여하려고 했지만 가족들의 반대로 참여할 수 없었다. 시대로 인한 우울감을 극복하지 못한 '혜진'을 떠나보내고 학생 운동에 적극 가담하는 친구 '진주' 곁에서 언니가 느꼈을 감정을 되짚어보며 민주화 운동에 시민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그녀의 변화와 주변 인물의 고통을 느끼는 과정은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당시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어려움을 느꼈을지 깊이 공감해볼 수 있었다. 앞으로도 시민들의 자유가 탄압받는 일이 없도록 어려운 현실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민주화 운동을 이끌기 위해 노력했던 시민들을 기억하며 살아가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본 리뷰는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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