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에 정답이 어딨어?
외르크 치틀라우 지음, 박규호 옮김 / 뜨인돌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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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동물책들의 저자들은 이름도 참 버라이어티하구나...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또 해본다. 흠흠. 표지가 정말 유쾌해서 집어들기 시작했다. 표지의 원숭이, 자세히 보면 속눈썹 엄청 길다. 음하하하. '다윈과 맞장 뜬 동물들의 따끔한 일침!'이라는 카피에도 눈이 갔다. 뭔가 진화론에 대한 딴지가 있을 것 같은데? 하는 호기심 발동. 부릉.

<지능적이고 매혹적인 동물들의 생존 게임>이 "똑똑한 동물이 살아남는다"를 강조했다면, 이 책은 강하고 약삭빠른 동물만이 승자가 된다는 다윈의 법칙이 적어도 이 동물들에게는 예외라는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런 예외적인 케이스들을 자연의 '사고와 실수'라고 표현하는 부분에서 저자의 재치와 언어감각이 느껴진다. 흥미로운 사례들을 유쾌한 필체로 서술하는 책은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하는 스타일이다. 다윈의 진화론에 적용하면 환경에 최적화된 자연선택은 아니지만 모두 나름의 전략으로 살아남았다는 점에서 <동물들의 생존 게임> 속 영리한 동물들이 생각나기도 하고,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것 같기도 했다.

완전하지 않으면 어때? 결국 살아남은 건 나잖아! 를 외치는 곰벌레와 뿔매미, 동갈돔, 카멜레온, 기린, 땅다람쥐들이 단체로 모여 어깨를 으쓱으쓱거리는 장면을 상상해본다. (이예~)   

   
 

'저등한' 동물들을 더 복잡한 생명체로 이행하는 과도기로 보는 이런 식의 기술은 우리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끈다. 예를 들어 어류를 단지 호모 사피엔스가 형성되는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고 단정 짓는 선입견 따위가 그렇다. 오늘날에도 엄연히 어류가 존재하는데도 말이다. 어류는 그 종류가 전체 척추동물의 절반을 넘는, 무려 3만여 종에 이르는 거대한 집단이다. 이렇게 성공적인 모델임에도 통상적인 진화 이론들은 이들을 더 고등한 형태의 동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 프롤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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