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와 좀 다르긴 하지만, 나도 너희 같은 아이야.
나도 즐겁게 지내고 싶고,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어.”

 

 

 

 

 

 

 

 

자폐 어린이에게 관심 갖기

 

아이들은 처음 장애인을 보면 흔히 ‘저 사람은 이상해’ 하고 생각한다. 어쩌면 당연한 반응일 수 있다. 자기 주변에 장애인이 없는 경우라면 말이다.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이상한 방식으로 말을 하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사람을 볼 때 아이는 그렇게 느낀다.

그러다 초등학교에서 장애를 가진 친구를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통합학급이든 특수학급이든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도 지역의 일반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비장애인 어린이들은 장애 어린이를 이상한 친구로 생각하여 함께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학교 선생님과 특수교사의 반편견 교육, 장애 이해 교육 등이 따라주는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장애 인식 개선에 적극적인 학교는 아직도 많이 드물다.

 

《우리도 친구가 될 수 있어》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장애 중에서도 자폐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해 준다. 자폐가 있는 친구의 특성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이해를 구하는 책이다. 그 까닭은 자폐를 지닌 아이에게도 친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관심을 가지면 알게 되고, 알면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면 사랑하게 된다고 하니까.

 

자폐 어린이를 이해하기

 

자폐를 앓는 사람은 전세계에 약 1억 명 정도이며, 우리나라에서도 대략 18만 명 정도가 자폐를 포함한 발달장애를 앓고 있다고 한다. 자폐증을 지닌 아이는 의학적 통계로는 1천 명 중 한 명꼴로 태어난다. 결코 적지 않은 인구가 자폐증을 앓고 있고, 최근에는 그 발생 빈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여 UN은 2007년부터 매년 4월 2일을 ‘자폐증 인식의 날’로 정하였다.

무슨 무슨 날이 자꾸 만들어지는 이유는 사람들이 그 사안에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구에 살면서 1억 명의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보고도 못 본 척하며 살아가는 것보다는, 조금의 관심을 가진 뒤 1억 명의 사람을 알고 이해하며 살아가는 게 우리 아이들이 세계인으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자폐 어린이를 사랑하기

 

자폐아의 이상 행동을 보고 아이들은 자폐아를 피하거나 상대적인 강자의 입장에서 괴롭혀도 되는 약자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실제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무시당하는 자폐아들이 많이 있는 현실이다. 자기보다 약한 친구는 괴롭혀도 되고, 이상 행동을 보이는 아이는 그 아이가 이상하기 때문에 따돌려도 된다고 자신을 합리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선천적인 또는 후천적인 이유로 신체 일부분에 이상이 생기는 건 그 아이의 선택이 아니고 그렇게 키워진 것도 아니다. 약자는 보호하고 배려해야 할 상대지 무시하고 숨겨야 할 대상이 아님을 아이들에게 알려 주어야 한다. 자폐아를 포함한 장애인들도 똑같이 감정을 느끼고 생각할 줄 아는,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일 뿐이다. 자폐아들은 비장애인보다 예민하기 때문에 친구들이 따돌리거나 괴롭히면 오히려 더 괴로워하고 힘들어한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삶을 살아가는 친구에게 도움은 주지 못할망정 더 힘들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알려주어야 한다.

 

저자의 말

 

안녕, 나는 다니엘 스테판스키라고 해. 나는 열네 살이고, 자폐증이 있어. 그게 뭐냐고? 자폐증은 뇌가 일을 하는 데 영향을 끼치는 장애의 하나야.(그래, 뇌는 항상 쉬지 않고 일을 하지.) 우리 아빠는 전기 기술자라서 전기 배선과 회로에 대해 잘 알고 계셔. 아빠 말로는 자폐증은 내 뇌가 다른 아이들 뇌와는 배선이 좀 다르게 되어 있어서 생기는 거래. 자폐증이 있는 사람들이 모두 다 똑같은 건 아니야. 아이들이 모두 똑같지 않은 것처럼 말이야. 하지만 자폐증이 있는 사람들은 공통점이 많아.

 

첫째, 우리는 많든 적든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어.

 

둘째, 우리는 두 사람 이상 모였을 때 일어나는 사회적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해.

 

셋째, 우리는 한 가지 관심사에 깊게 빠지는 경향이 있어서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생각하는 것이 힘들어.

나는 너희가 자폐증과 자폐증이 있는 사람들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서 이 책을 썼어.

나는 아홉 살 때 나한테 자폐증이 있다는 걸 알았어.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난 내가 아주 예술적이라는 줄 알았어. 자폐증이 있다는 뜻의 ‘오티스틱(autistic)’이 예술적이라는 뜻의 ‘아티스틱(artistic)’과 발음이 비슷해서 그랬던 거지만 사실 내가 예술성이 풍부하기도 하거든. 그 말이 정말로 무엇을 뜻하는지는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중략)

 

이 책은 자폐가 있는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 이상을 담고 있어. 나는 사람들이 자폐 아이들과 더 잘 지내도록 하기 위해 이 책을 썼어. 너희는 자폐 아이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친구가 되는 방법을 알게 될 거야. 나는 자폐증이 없는 아이들이 자폐 아이들에게 편하게 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 그래서 자폐증이 있는 아이들이 외로움을 느끼지 않게 되길 바래.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하면 좋겠어. 그러면 모두 좋은 친구가 되어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야.

 

책 속으로

 

 

나는 말을 하려고 할 때 말들이 입 안에서 엉켜 버려.

그리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를 때면 바보 같은 소리를

늘어놓거나 때로는 같은 말을 반복하기도 해.

나도 내 의사소통 방식이 다르다는 걸 알아. 하지만 다른 사람이

내 말을 들어 주면, 나도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아.

그러니 자폐증이 있는 아이와도 참을성을 가지고 이야기하면 좋겠어.(p.10∼11)

 

자폐증이 있는 아이들 중에는 정말 똑똑한 애들이 많아.

언어 장애가 있긴 하지만 우리도 너희처럼 듣고 말할 수 있어.

우리와 말할 때 천천히 말하거나 이미 한 말을 다시 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게 큰일은 아니잖아.

그냥 “다니엘, 내 말 알아들었니?” 하고 물어봐 주면,

내가 뭔가 놓쳤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어.

다른 자폐 아이들과 말할 때도 그렇게 하면 좋을 거야.(p.12)

 

자폐증이 있는 아이들은 대개 다른 사람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기 어려워해.

그러니까 내가 이야기를 나누면서 상대방 얼굴을 보지 않는 것도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야.

왜 그러는지 나도 몰라.

그냥 아래를 보는 것이 더 편해.

내가 그렇게 하더라도 기분 나빠하지 말고

목소리를 높이거나

큰 소리로 말해 줘.(p.16∼17)

 

나는 가끔 생각 속에 갇혀 버리는 때가 있어. 오스트레일리아처럼 내가

흥미를 느끼는 주제 한 가지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거야.

일부러 너희를 무시하거나 지루하게 하려는 건 아니야.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말할 때면 신이 나서 이야기하는데, 때로는 내 뇌가 지나치게

그것에만 매달려 있어서 그 상황에서 단호히 빠져나와야 할 때가 있어.

또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너무 집착하기도 해. 비디오 게임을 할 때

다른 아이들이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도 그만두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야.(p.18)

 

너희가 앞장서서 자폐 아이의 친구가 되어 준다면 좋겠어. 그리고

담임선생님이나 상담선생님, 아니면 교장선생님과 상의해서 자폐 아이들과

친구되기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해.

친구되기 프로그램을 하면 여러 가지 장애에 대해 알게 되고 특별한

배려가 필요한 아이들과 함께 지내 볼 수 있어. 같이 수업을 듣기도 하고,

점심을 먹기도 하고, 동아리 활동을 할 수도 있고, 그저 같이 여기저기

돌아다닐 수도 있어. 그 아이들이 사회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요령을

깨치도록 도와주면서 함께 어울리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해줄 수 있지.(p.41)

 

저자 소개

 

글쓴이 ․ 다니엘 스테판스키

 

이 책을 쓴 다니엘 스테판스키는 열네 살 중학생이에요.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에 빠져 있고, “나는 자폐아이고 예술에 소질이 있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답니다. 다니엘은 재능 있는 골프 선수이기도 해서 장애인 올림픽을 비롯해 여러 골프 경기에 출전했어요. 네 살 때 불가리아의 고아원에서 입양되어 새엄마와 비행기로 14시간을 날아와 미국 인디애나 주 발파라이소에 살게 되었대요. 동물을 사랑하는 다니엘은 동물 보호소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어요. 다니엘은 엄마, 아빠, 형, 그리고 개 다섯 마리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지내고 있답니다.

 

옮긴이 ․ 전광철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나와 줄곧 출판업에 몸담았습니다. 현재는 출판 기획, 번역 프리랜서와 기획번역 모임 마음물꼬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맘껏 우는 아이가 활짝 웃을 수 있다》 《잘 자요, 대장》 《웃으면 행복이 와요》 《끝나지 않은 노예의 역사》 등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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