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선물은 ‘마음을 담은 선물’?

 

초등학교는 물론이고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다니는 아이들도 자기 생일에 친구들을 초대합니다. 예전에는 미역국과 여러 가지 반찬 정도가 다였고, 선물이라야 기껏해야 연필이나 샤프 또는 열심히 모아 둔 딱지나 구슬 정도였지요.

 

지금은 어떨까요? 각종 패밀리레스토랑 등에서 생일 파티를 열어주기도 하고, 집으로 초대하는 경우에는 음식 준비에 많은 신경을 씁니다. 초대받은 아이는 그 댓가로(?) 자신이 받았던 선물에 준하는 선물을 준비해야 합니다. 자칫 시시한 선물을 준비했다간 더 이상 우정이 지속되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어른들의 축의금 문화와 상당히 닮아 있습니다. 받은 만큼 돌려주고, 액수의 많고 적음으로 관계의 깊이를 따지거든요. ‘마음’만을 담았다간 더 이상의 왕래는 힘들어지죠.

 

천조각을 선물로 받은 날……

 

오늘은 마르셀의 생일.

초대를 받은 트리스탄은 마르셀에게 천조각을 선물합니다. 그것도 집에서 커튼 만들다 남은 천조각을요. 현실에서라면 완전히 왕따감이겠죠? 여러분이 천조각을 선물로 받았다고 생각해 보세요. ‘천조각을 어디에 어떻게 쓰라고 주는 거지?’ ‘애가 나를 완전히 무시하는 구나’ 하고 생각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마르셀은 선물이 마음에 드냐는 친구의 물음에 섭섭한 속내를 감춘 채 고맙다고 대답합니다. 기대 섞인 목소리로 예쁘니까 마음에 들 거라고 신이 나 있는 친구에게 차마 부정적인 대답을 할 수는 없었나 봐요.

 

상상력을 자극하는 구성과 뜻밖의 반전

 

우리가 보기엔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이 천조각이 마르셀과 트리스탄에게 즐거운 하루를 선물합니다. 산으로 나들이 나갔다 저녁에 돌아오기까지 아주 다양한 용도로 위력을 발휘하거든요.

본격적인 이야기는 선물을 받은 후부터 시작됩니다. 매번 문제 상황이 주어지고 페이지를 넘기면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그림으로만 보여줍니다. 수수께끼를 푸는 것처럼 단순한 방식이지만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책에 몰입할 수 있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크림을 듬뿍 얹은 빵을 먹을 때 크림이 옷에 묻을 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하지?” 하고 자문한 후, 페이지를 넘기면 문제를 해결한 모습을 보여주는 거죠.

 

《아주 놀라운 생일 선물》에는 재미를 더해주는 반전도 있습니다. 하루 종일 마르셀과 트리스탄을 따라다니며 지켜보는 누군가가 있거든요. 마르셀의 개는 이미 알아채고 계속해서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빨랫줄에 널어놓은 천조각을 오려서 도망가는 또 다른 친구는 그림책의 재미를 한층 더해줍니다.

 

저자에 대하여

 

지은이 : 마르타 아스코나

 

마르타는 스페인 오비에도에서 태어났어요. 영문학을 공부한 뒤 마드리드의 방송국에서 일했어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맡아 작가로 활동했고, 잡지사와 출판사 등에서도 일했어요. 수년 전부터는 소설 쓰기에 전념하고 있어요. 《특별한 선물》은 아이들을 위한 첫 번째 작품이에요.

 

그린이 : 로사 오수나

 

로사는 1961년 스페인 세고비아에서 태어났어요. 스페인 예술학교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후 디자이너와 광고 일러스트레이터, 무대 디자이너로 활동했어요. 그러다 아동문학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림책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파티》에 처음 그림을 그렸어요. 이 책은 포르투칼, 일본, 대만에서도 번역 출간되었답니다. 최근에는 《멋진 곰돌이》란 오디오 CD가 포함된 작품을 발표했어요.

로사는 주로 수채화 물감과 색연필을 사용하여 그림을 그려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파티》에서 그랬고, 이 책 《특별한 선물》에서는 수채화와 색연필 외에도 천을 사용했어요.

로사는 자기가 그리는 그림에 대해 뚜렷한 철학을 가지고 있어요. 어디 한번 들어볼까요?

“나이가 들면서 아이들처럼 그림을 그리고, 아이들처럼 공간을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단순하지만 그들의 세계가 고스란히 압축되어 있는 그런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그래서 그동안 몸에 밴 화법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른손잡이임에도 불구하고 왼손으로 그림을 그린답니다! 보기에는 좀 서툴러 보일지도 모르지만 가슴을 더 훈훈하게 해 주는 것 같아요.”

 

옮긴이 : 유 아가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했어요. 지금은 동시통역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좋은 외국 그림책을 국내에 소개하는 일도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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