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리학 펑크 2077 - 브릿G 단편 프로젝트
김현재 외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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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발랄한 9개의 브릿G 단편 모음집이다.

표제작인 '성리학 펑크 2077'이 단연 돋보였다. 조선이 망하지 않고 계속 이어져 성리학이 여전히 기본 이념인 2077년이 배경이다. 일제 식민 역사나 서구 문화의 헤게모니 장악도 없는 사회. 그렇기 때문에 언어나 복식, 사상 등이 조선 시대에 뿌리를 두고 계속된다는 세계관이 재미있고 신선했다.

예를 들어 경찰은 '포졸'이고 커피는 '가배'이며, 자동차는 '자동가마'로 불린다. 게다가 관상학이 나라의 중요한 학문이라니.

전체적인 스토리는 '포도대장' 강문수가 사이보그인 사필귀정이 벌이는 인질극을 해결하는 것이다. 근데 이 사이보그가 협박하는 내용에서 그야말로 뿜었다. 스포가 될까 언급할 수는 없지만 정말 기발하고 웃긴 장면이었다.

그 밖에 '상자의 주인', '살아있는 식물은 검역을 거쳐야 합니다', '전 세계 지성인이 함께 보는 계간 역술', '잘 부탁드립니다', '협탐 - 고양이는 없다' 등 수록된 작품들이 재미있었다. 순문학이나 웹소설과는 또 다른 상상력과 유머가 있다.

작가들의 프로필을 보니 본업은 따로 있는 분들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새롭고 자유로웠다. 그러면서도 단편이라는 형식이 주는 임팩트를 충분히 느끼게 해주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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