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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습, 책을 지적 자본으로 바꾸는 10가지 습관 - 삶의 격을 높이는 1% 독서법
윤영돈 지음 / 예문 / 2019년 3월
평점 :
이 책은 책을 잘 읽을 수 있는 10가지 좋은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어떤 이는 책을 생각 없이 읽기도 하고, 그냥 한번 읽고 말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왕 읽는다면 제대로 읽어야 한다. 여기에 소개되어 있는 방법들은 취사선택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10가지의 방법을 모두 사용했을 때 좀 더 완성된 독서법을 실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한 번에 이것들을 실행하기는 어렵다. 차츰 하나하나 목표의식을 가지고 도전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10가지 방법을 적용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 소개된 방법 중 반 정도는 적용하고 있는 것 같다. 좀 부끄럽지만, 마지막 방법인 적독은 확실히 하고 있다. 집에 책이 산처럼 있다. 문제는 안 읽은 책이 더 많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부끄럽다. 언젠가는 읽고 말리라는 신념을 갖고 읽어나가고 있지만 읽는 것보다는 새로 사는 책이 더 많으니 쉬 해결되지도 않고 있다. 그래도 책 사는 것은 좋다. 거의 유일한 용돈 사용처이니 아내의 구박으로부터 꿋꿋하게 실천하고 있다.
요즘 내가 수업시간에 주로 적용하는 방법은 하브루타와 슬로 리딩이다. 초등학교 현장에서도 새로운 독서법이 유행하고 있다. 이 방법을 책에서는 문독과 만독으로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 방법 ‘문독’이다. 요즘 하브루타의 영향으로 교육현장에서 광풍이 불었다. 학습효율성이 가장 뛰어난 방법이 바로 설명하기다. 말하면서 공부하면 더 공부가 잘된다는 것은 이미 검증된 사실이다. 당연히 책을 읽는 좋은 방법이다. 하브루타가 유대에서 유래했다고 해서 배척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좋은 것은 차용해야 한다. 책 읽기를 할 때 질문하고 설명하고 대답하며 활발하게 때론 시끄럽게 굴면서 읽어야 한다. 그렇게 하니 재미있고, 재미있으니 더 읽고 싶고, 더 읽으니 성적이 오르는 건 당연하다. 질문하는 몇 가지 팁만 알려주면 글자 몇 없는 그림책으로도 몇 시간 동안 질문을 주고받을 수 있다. 정말 마법 같은 방법이다.
두 번째 방법은 만독이다. 느리게 읽기, 영어로 하면 슬로 리딩이다. 일본에서 하시모토 다케시가 처음 시작하여 일본뿐 아니라 대한민국에도 유행하고 있는 학습법이다. 어떻게 책 한 권으로 3년 동안 가르칠 수가 있었을까? 정말 대단한 분이다. 당연히 학부모와 학생들은 불안했을 것이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봐서 그가 맡았던 아이들이 대단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 방법을 우리의 교육 현실에 적용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다. 바로 한 학기 한 권 읽기의 도입니다. 이 단원의 도입은 정말 획기적인 일이다. 독서교육에 일대 혁명이 일어났다고 봐도 된다. 그런데 이 단원을 수행하기 위해 초등학교는 8~10차시를 배정하고 있다. 이런 읽기가 어떻게 슬로 리딩이 될 수 있겠나? 배정된 시간만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20차시 이상으로 적용하는 사례를 주위에서 많이 보고 있다. 심지어 국어 수업을 중심으로 한 학년 동안 한 권의 책으로 진행하는 수업도 있다. 책 한 권으로 100차시 이상 진행된다는 뜻이다. 물론 조심스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 효과가 검증되었다는 보고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방향으로 가는 것은 맞는 것 같다.
‘탐독’을 읽는데 아쉬운 점이 있었다. 189쪽에 ‘내 인생의 책’을 적는 공간에 나의 책들을 적으려 하니 모두 채울 수가 없었다. 10권은 많은 건가? 그렇지는 않다. 너무나 좋아했던 책은 많았다. 그런데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책이 적었다는 뜻이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책을 읽는 것이 그런 책을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하겠다. 더 많은 내 인생의 책을 만나고 싶다.
10쪽에 도전적인 말이 있다. ‘책을 읽는 1퍼센트 고수가 책을 읽지 않는 99퍼센트 다수를 이끈다.’ 어떤 분야이건 성공하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이다. 정말 책은 성공의 열쇠인가? 만약 책을 읽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면 왜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을까? 혹시 책과 성공과는 관련이 없는 걸까? 아니면 너무나 관련이 많은데 단지 읽지 않는 것일까? 책을 읽어야 성공하고 지도자가 되는 게 확실하다면 책을 읽지 않은 행위는 성공도 포기하고, 그저 이리저리 이끌려 살겠다는 의미인가? 그것은 어찌 보면 노예 선언을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사실 이 문제를 극복하는 게 더 급하다. 사람들이 자신해서 노예의 삶을 살겠다고 해서는 안 되지 않는가! 사람들이 책을 멀리하고 텔레비전에 스마트폰에서 허우적거리며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그러면 책은 저절로 읽게 되어 있다. 책을 읽기 시작했다면 그리고 점점 더 읽어간다면 여기서 말하는 10가지의 독서는 저절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머리말부터 충격요법을 쓰고 있다. 나라별 한 달 평균 독서량에서 미국, 일본, 프랑스, 중국에도 밀리는 0.8권인데 이는 세계 166위라고 한다.(9) 사실이 아니라고 믿고 싶다. 미국이 6.6권이라고? 정말? 뭐 다른 나라가 얼마나 읽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그렇게 책을 멀리하고 산다는 게 중요하다. 이런 글을 읽고 있노라면 세계 최저의 출산율 뉴스를 듣는 것만큼이나 우울하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고, 문화국이 되려면 이러면 안 된다. 돈만 있다고 잘 사는 나라는 아니지 않나, 교양 있고, 문화가 융성한 나라가 되어 세계 누구에게도 부러운 나라가 되어야 하지 않겠나. 책을 읽자 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