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짐승들
저스틴 토레스 지음, 김진준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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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원) 전미 도서상을 수상한 <암전들>의 작가 저스틴 토레스의 데뷔작 <우리 짐승들>. 히스패닉계 혼혈, 빈곤 계층, 퀴어 정체성이라는 자전적인 요소들을 담은 짧지만 강렬한 소설이다.

유년 시절, 두 형들과 한 무리의 짐승처럼 몰려다니며 낄낄거리고 장난치고 부모를 관찰하곤 했던 주인공.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본 가난하고 충동적이며 폭력적인 부모의 모습이 매우 경쾌하게 그려진다. 미숙한 부모는 때로 불안을 안겨줬지만, 그만큼 강렬한 사랑을 주기도 했다. 짧은 챕터들은 마치 정확히 기억해내지 못하고 어딘가 이상한 지점에서 끊겨버리는 기억의 파편들같다. 문장들은 때로 분명하지 않고 시적이며, 마치 상상 속 일들에 대한 묘사처럼도 느껴졌다.

하지만 이 소설의 핵심은, 그러니까 작가가 쓰고자 했던 부분은 마지막 30페이지 남짓일 테다. 유년기의 티를 벗고, 형제들과는 달리 예민하고 감성적이며 학구적인 모습으로 자라난 주인공이 퀴어로서의 정체성을 자각하고 난 다음부터의 일들 말이다. 형제들과 주인공은 한 무리의 어린 짐승들, 즉 하나였으나 이제 주인공은 홀로 남겨진 짐승이 되어 울부짖는다.

2011년 출간작. 자전적인 소설이라는 말을 다시 듣고 보니, 작가는 이 이야기를 꼭 쓸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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