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대화 - 인생의 언어를 찾아서
김지수 지음 / 생각의힘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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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일상에 치여 살다보면 문득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주기적으로 막막해진다. 그때마다 찾는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김지수 기자가 일과 삶에서 뚜렷한 궤적을 그려낸 우리 시대의 인물들을 만난 인터뷰 기록이다. 그중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열 여덟편의 인터뷰들을 모은 <위대한 대화>.

이번 책에 실린 인터뷰들 속에는 공통된 이야기들이 여럿 있다. 선을 믿을 것, 매일의 루틴에 충실할 것, 사랑할 것, 나누고 감사할 것. 그중에서도 특히 내 마음을 울렸던 구절은 프랑스의 작가 파스칼 브뤼크네크가 묘비에 새길 문장이라 말한 ‘나는 인생을 사랑했고, 인생은 나에게 100배로 되갚아주었다‘는 문장이다. 사실 나는 인생으로부터 받기만 하고 있지. 이 삶 또한 당연하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돌이켜본다. 평소의 나는 철저히 내 생각 안에서만 맴돌기에 끝없이 윤회를 반복하는데.. 이럴 때 도움이 되는 것은 타인과의 대화이고, 나보다 먼저 인생을 살아온 이들의 이야기다. 특히 이 책에서처럼 인터뷰어의 섬세한 경청과 배려, 배움의 자세가 어우러진 인터뷰집이라면 두말할 것도 없다.

열 여덟 편의 인터뷰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한 편을 꼽자면 밀라논나 장명숙 선생님 인터뷰를 꼽고 싶다. 그동안 밀라논나 채널 영상들을 여럿 돌려보며 선생님의 기품있으면서도 담백한 삶의 태도에 큰 영감을 받았었는데, 이번 인터뷰를 통해 또 한 번 생각의 틀이 깨졌다. 특히 ‘그저 받았으니 나누는 것‘이라는 말씀이 너무나 크게 와닿았다. 인세나 수익금 또한 기부로 돌려놓으셨으며 훗날 당신의 몸을 기증받을 이들을 생각해 몸을 소중히 가꾸신다는 직접적인 실천에 마음이 크게 울렸다. 이 모든 것이 순리대로 그저 받은 것을 나누는 것일 뿐이니 내세울 것 또한 없다는 말씀도. 세상에 내 것이라 할 것이 없고 다 거저 받은 것이며 나중에는 두고 가야 할 것들인데 나는 무엇에 그리 집착하고 있었나. 정신이 확 깼다. 물론 위와 같은 실천은 그동안 삶으로 겪어오신 것들이 있기에 자연스레 우러나오는 것들일테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조금씩 실천하며 선생님같은 멋진 어른으로 나이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인, 나눔, 사랑과 같은 단어들이 평소와는 다른 깊이로 다가왔다.

사실 <위대한 대화> 속 인터뷰들은 하나만 꼽는게 어려울 정도로 한 편 한 편이 모두 깊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특히 처음에 실린 이어령 선생님 인터뷰와 마지막에 실린 이민진 작가의 인터뷰 또한 두고두고 기억해두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서 스스로 바라는 것을 인정하고, 필요하다면 약해지세요!‘ 라는 이민진 작가의 말. 필요하다면 약해지라는 말은 이 책의 서문 속 문구와도 이어진다.

‘떨림의 존재인 우리는 추위에 ‘떠는‘ 타인의 파동을 결코 외면할 수 없다. 흔들리는 나, 벌거숭이로서의 나를 세상에 정직하게 내놓을 때 세상은 그 약함에 공명한다. 이것이 내가 수많은 지혜자를 인터뷰하고 얻은 진실이다. ‘함께 가기 위해 약해지라.‘‘(12p)

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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