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일상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지 미스테리의 여왕, 와카타케 나나미. 그의 데뷔작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이 새 옷을 입고 다시 한 번 세상에 나왔다. 사보 편집장 와카타케 나나미(저자가 자신을 소설 속에 등장시키는 방식이 재미있다)가 익명의 작가로부터 한 달에 한 편 단편소설을 받아 사보에 싣는다는 컨셉의 소설집이다. 열 두편의 일상 미스테리 소설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매달 사보에 작품이 실린다는 설정이라, 계절감 있는 소재들이 연이어 등장한다는 것이다. 벚꽃을 싫어하는 사람의 비밀, 수상한 크리스마스 케이크, 발렌타인 초콜릿을 깨문 여자 등등. 계절 묘사나 음식 묘사가 훌륭해 읽는 재미가 있었다.

또, 주목할만한 점은 결국 열 두편의 미스테리가 하나로 연결된다는 것! 화자인 사보 편집자 와카타케 나나미는 책의 말미에 실린 편집 후기에서 자신이 생각한 작품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진정한 미스터리는 마지막에 밝혀지는 셈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한 편씩 읽어나간 나로서는 마지막에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이토록 치밀하게 짜여진 작품이었다니.

일상 미스터리는 비교적 산뜻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포인트다. 그중에서도 와카타케 나나미의 작품들은 유독 여운이 길다. 아무래도 저자가 인간이 가진 선한 면과 약한 면 - 이 이중적인 면모를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그려내기 때문인 것 같다. 평범한 사람이 가진 선과 악은 어떤 작품에서는 섬뜩하게, 또 다른 작품에서는 애틋하게 그려진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확실한 건 (살인곰 서점 시리즈에서도 느꼈지만) 저자의 작품들을 읽고 나면 따뜻하고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는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