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너머 어렴풋이
신유진 지음 / 시간의흐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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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 빌딩 사무실에서 통유리창 너머로 도시의 정경은 실컷 보지만 정작 내 마음의 창은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는 요즘. 틈이 날 때마다 이 책을 들고 카페 구석으로 숨어들었다. <창문 너머 어렴풋이>.

보통 책을 읽으면 전반적인 분위기나 흐름으로 감상이 정리되곤 하는데, 유독 특정한 문장이나 챕터가 마음을 사로잡을 때가 있다. 이 책에서는 ‘그 여름의 끝‘이라는 글을 여러 번 읽었다. 어느 여름의 끝에 십 대 후반을 함께 보낸 친구와 재회하는 이야기. 이 글은 고여 있는 시간과 새롭게 흐르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이고,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좋아하는 것들과, 우정과, 다정함이 가득 흘러서 마치 이 글의 일부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푹 빠져들어 읽었다. 작가님의 글은 다정하다. 유연하기도 하고 강인하기도 하고 조금은 쓸쓸하기도 한 다정함. 그래서 더 좋은.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사랑이 느껴진다. 창을 여는 일도, 글을 쓰는 일도, 살아가는 일도 결국 사랑의 힘으로. 사랑이 있다면 어둠 속에서도 빛을 발견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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