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쓰기 - 나의 단어로
대니 샤피로 지음, 한유주 옮김 / 마티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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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글을 쓰는 시간을 갖는데도 자기 자신의 마음을 알지 못할 수는 없다.‘



이렇게 좋을 수가 있나. 이 책으로 말할 것 같으면 서점에서 들춰보고는 계속 아른거리는 바람에 다음날 다시 서점으로 달려가 사온 책. 회고록과 소설을 써온 대니 샤피로의 <계속 쓰기>. 글쓰기에 대한, 작가로서의 삶에 대한 책이다. 작법서는 아니고 회고록에 가깝다.



글을 써야만 하는 사람이라면, 작가가 된다. 내면에 풀리지 않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사람,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역시 작가가 된다. 저자의 문장은 굽이굽이 흐르는 물살같다. 내면의 무언가를 부드럽게 일깨워준다. 너에게도 쓰고자 하는 마음이 있지 않아? 네 깊숙한 곳이 숨어있는 그 작은 열망 말이야, 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은 ‘인내심‘이었다. 저자의 글쓰기 수업에서 작가로서의 자질이 엿보이는 제자가 있었는데, 그 제자가 작품을 완성하기도 전에 에이전시와 계약하려는 걸 보고 기다려야한다고 조언했다던 이야기. 그런데 조급함에 자신을 내어준 제자는 결국 계약을 해버렸고 지지부진한 집필 과정을 거쳐 첫 작품은 완성했지만 금방 잊혀져버렸다는 이야기. 이후 그 제자가 다시 책을 냈다는 소식은 들을 수 없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동료의 계약 소식을 듣고 덩달아 조급함과 패배감에 시달렸던 또 다른 제자들 중에서 그저 묵묵히 글을 썼던 이들만이 지금까지도 작가로 살고 있다는 이야기. 글쓰기는 무언가를 빨리 이루기 위해서 하는 일은 아니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빌어 작품을 완성할때까지 기다리라고, 내면으로 들어가 문장을 길어내라고, 다만 수행자의 자세로 꾸준히 쓰라고 말한다. 계속 쓰는 사람만이 작가다.



글쓰기와 창작 관련해 읽은 책들 중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빅매직>과 더불어 두고두고 꺼내볼만한 책.



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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