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나에게 무엇이었더라. 쟁취해야 할 무언가, 내 삶을 지탱해 준 무엇, 유일하게 내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었던 것, 그러니까, 하려고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었던 것, 내 삶의 의미.‘



오우 진짜 재미있다. 흡입력있고 흥미진진하고. 몰입해서 한 번에 읽기 딱인 소설.



<백 오피스>는 일에 진심인 사람들의 이야기다. 완벽하게 보여야만 하는 행사 뒷편의 아슬아슬함이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그려진다. 에너지 그룹 태형의 대형 행사를 위해 모인 태형의 홍지영, 호텔 퀸스턴의 강혜원, 기획사의 임강이, 이들 세 여성의 이야기가 주축이다. 각자의 사정 탓에 긴장하며 서로를 탐색하다가도 공동의 목표를 위해 모이는 이들의 모습이 얼마나 흥미진진하던지.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대치상태인 것 같다가도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일을 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중에서도 육아휴직을 마치고 일터로 복귀한 호텔리어 강혜원의 이야기가 특히 마음에 와닿았다. 백오피스와 객실, 홀을 넘나들며 기민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일처리를 하면서도 마음 한 켠에서는 미처 챙기지 못하는 가족을 떠올리는 사람. 일의 의미에 대해, 일과 가족 사이에 낀 자기 자신에 대해 종종 생각하는 사람. 그럼에도 호텔리어라는 직업을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 이러한 고민들이 무척 현실적이고 생생해서 남 이야기 같지가 않았다. 대기업의 관행 앞에서 정의를 고민하는 홍지영이나 회사의 존폐위기 앞에서 최선을 다하는 임강이 등 책 속 다른 인물의 고민들도 마찬가지였다. 생생하고 탁월한 묘사의 힘이다.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는 무언가 아우라가 있는 것 같다. 맡은 일에 끝까지 책임을 지는, 그래서 일에 너무나 진심인 사람의 아우라가. 그리고 그 아우라는 자기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기에 어디서도 구할 수 없다. 그게 진짜 멋. 어쩐지 <백오피스> 속 세 여성에게는 그런 아우라가, 그런 멋이 느껴지는 듯하다.





www.instagram.com/vivian_books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