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협찬)한 해를 떠나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시점에 는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자주 던지게 된다. 때마침 읽고 있었던 책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주었다. 시인이자 정원사인 마크 헤이머가 황혼을 넘긴 나이에 쓴 첫번째 에세이 <두더지 잡기>. 책 속에는 저자가 20여년간 생계를 책임져준 두더지 잡기를 그만두기로 결심한 이유, 그동안 그가 걸어온 삶의 여정이 간결한 문장으로 담겨있다.자연 속에서 사는게 아니라 자연을 관람하며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연의 순리를 모른다. 자연은 치열하고도 냉혹하게 계절과 섭리에 맞게 흘러가는 것. 자연 속에서 일하는 사람인 저자는 기꺼이 자연과 함께 흘러가는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벨벳 천 같은 가죽을 두른 채 고독하게 생활하는 두더지에 대해서, 맑은 정신으로 생각들은 그저 지나가게 둔 채 내면을 자연으로 채우는 자신에 대해서.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건 저자가 열 여덟살때 홈리스가 되어 자연 속을 걸어다녔다는 일화다. 이 이야기는 파편적으로만 소개되지만 자연 속에서 순간만을 사는 저자의 태도가 시작된 시기가 아닐까 짐작해본다.그래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자연과 두더지 이야기로 가득한 이 책에서 나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배웠다. 알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하는 의식의 상태로, 고요하고 평온한 순간을 확보하며, 순간순간을 살 것. 그러니까 나와 타인을, 세상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받아들이고 사랑으로 살 것. 기본에 충실하며 매 순간을 살아있음이라는 경이로 가득 채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