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도둑 - 99%는 왜 1%에게 빼앗기고 빚을 지는가
그레이스 블레이클리 지음, 안세민 옮김 / 책세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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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저임금, 저생산성의 시대.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자신의 미래가 부모 세대보다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시대. 1%의 부유층이 대부분의 부를 독점하는 시대. 금융 주도 성장 모델의 실패는 자명해보인다. 그렇다면 그 다음에는 무엇이 등장해야 하는가?

영국의 경제학자 그레이스 블레이클리는 <금융 도둑>에서 금융 주도 성장의 내재된 모순을 파헤친다. 그는 1980년대 영국 금융화의 시작부터 2008년 경제 위기, 현재의 상황까지 그는 어떻게 1%의 자본가가 부를 독점하게 되었는지 금융 주도 성장의 역사를 샅샅이 짚어낸다. 자세한 사례 중심으로 구성되어있어 세계 금융사를 정리하듯 읽을 수 있는 것이 포인트다. 자본주의 체제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그 안에 내재된 불확실성이 어떻게 극심한 불평등을 초래하는지 저자는 명료하고 날카로운 문장을 통해 설명해나간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세계는 현재 혁명의 순간에 있다. 쇠락해가는 자본주의를 보호할 것인가, 새롭게 변화하여 인류의 미래를 지킬 것인가? 저자가 내세우는 대안은 전면적인 시스템의 변화, 바로 ‘사회민주주의’다. 해방의 원리를 정치와 경제활동의 모든 영역으로 확장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는 소매은행과 투자은행의 분리, 기존 국제 기구의 개편 등 여덟가지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함께 제시한다. 경제학자이자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인 만큼 현 상황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 돋보인다.

이 책을 관통하는 저자의 물음은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다. 기후 변화, 세계적 빈곤, 금융 위기를 눈 앞에서 목도하고 있는 지금, 과연 어떻게 앞으로의 미래를 그려나갈 것이냐고. 저자가 내린 답은 자본주의의 구조적 약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사회민주주의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각자의 답은 다를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본주의 리얼리즘이 그 답은 아니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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