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 <아이는 왜 폴렌타 속에서 끓는가>. 분량이 얼마 되지 않아서 금방 읽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다 읽는데 며칠이나 걸렸다. 루마니아에서 서커스 가족의 일원으로 태어나 유럽을 떠돌았던 아글라야 페터라니가 독일어로 쓴 자전적 소설이다. 난민으로 여러나라를 떠돌며 서커스 곡예사로 어린시절을 보낸 저자. 폭력과 소외로 점철된 어린시절을 지나 스스로의 언어를 선택하게 된 저자가 적어내려간 생의 파편들. 이질적이고 생경하다. 이중의 이방인이 새겨넣은 단순한 문장들. 생략된 이야기들은 페이지의 여백을 더듬으며 천천히 읽을 때에야 완성된다. 자연스럽게 아고타 크리스토프가 떠오른다.기억에 남는 것은 찌르듯 강렬한 문장들. ‘아이는 폴렌타 속에서 끓는다, 왜냐하면 아이가 어머니 얼굴에 가위를 꽂아버렸기 때문이다.’(125p)‘나의 천사는 피로 웃는다’(185p)www.instagram.com/vivian_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