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에릭 와이너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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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책을 다 읽고 나서 느껴지는 기쁨은 그 종류가 무척 다양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뒤 내가 느꼈던 기쁨에 이름을 붙인다면 ‘오롯한 기쁨’. 열 네명의 철학자를 만나는 여정을 기차 여행 컨셉으로 풀어낸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일단 기차 여행 콘셉에서 완전히 넘어갔고, 한 챕터를 끝낼 때마다 종이 티켓 굿즈에 스티커를 붙이는 것도 정말 즐거웠다. 아, 가장 중요한 포인트! 글 자체가 재미있다! 빌 브라이슨이나 패트릭 리디의 여행기처럼!



책 속에 소개된 열 네명의 철학자들은 살아온 시기도 삶의 궤적도 제각각이다. 특히 헤이안 시대 일본의 궁녀였던 세이 소나곤이 포함된 것이 흥미롭다. 책 속 흐름은 말 그대로 출발과 끝이 있는 여행인데, 새벽부터 황혼까지 구성되어 있다. 한 명의 철학자에게서 하나의 가르침을 얻어가는 여정인 셈. 철학자의 일생이나 주장을 단순 요약하는 식이었다면 바로 덮어버렸을텐데 각각의 매력 포인트를 제대로 잡아 소개하니 빠져들수밖에. (책 속에 소개된 책들 정리하다가 때마침 <월든> 특별판 나왔길래 구매..)



게다가 이 철학 여행의 출발점은 순전히 저자의 개인적 필요에서 비롯되었다는 것. (‘나는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 알고 싶다.’ - 삶의 의미를 찾고있는 독자들이여 오세요 철학의 세계로) 사사로운 이야기들이 듬뿍 들어가있어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이를테면 아끼는 수첩을 잃어버린 뒤 그 한탄이 몇 챕터에 걸쳐 계속된다던지, 딸과의 여행 에피소드가 끼어든다던지 하는 식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끊임없이 자조하며 툴툴거리는데도 전혀 밉지 않은 태도도 정이 가는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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